‘MG·KDB’ 매각 불발…‘동양·ABL·롯데’ 인수합병 후보들 ‘긴장’

박재찬 기자 2023. 10. 2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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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M&A 잇따라 무산…동양·ABL·롯데 등 여타 매물에 이목 집중
신한금융·하나금융 등 보험사 인수 후보로 거론
KDB생명보험 제공

(서울=뉴스1) 박재찬 기자 = MG손해보험에 이어 KDB생명보험의 인수합병(M&A)도 무산되면서 동양생명, ABL생명, 롯데손해보험 등 여타 보험업계 매물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KCV PEF)는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나금융으로부터 KDB생명 인수 포기 의사를 전달받고, 하나금융과의 매각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KDB산업은행은 KCV PEF의 업무 집행사원으로서 KDB생명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과 함께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향후 처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당초 하나금융은 KDB생명을 인수해 기존에 보유한 하나생명과 합병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그룹 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실제 실사 결과 KDB생명 인수가 이런 방향성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KDB생명 인수는 보험업 강화 전략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인수를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KDB생명 보다 앞서 예금보험공사가 주도했던 MG손해보험의 예비 입찰도 유찰되며 매각 작업이 중단됐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당시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원매자는 한 곳으로 국가계약법상 복수의 원매자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 유찰되기 때문에 매각 작업이 재차 무산됐다.

예금보험공사는 올해 초에도 MG손보 매각을 추진했지만, 사법리스크로 예비입찰에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MG손해보험의 최대주주인 JC파트너스는 부실금융기관 지정을 두고 법적 분쟁이 벌어진 바 있다. JC파트너스는 부실 금융기관 지정 취소 소송 1심 패소 결과에 불복해 항소하고 예보의 입찰 절차를 중단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바 있다.

연이어 보험사들의 인수합병 실패로 매물로 거론되는 동양생명, ABL생명, 롯데손해보험의 매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험사 인수합병의 최대 관심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다자보험그룹의 행보다. 다자보험은 중국 정부가 안방보험의 비상 경영을 위해 2019년 설립한 공기업으로,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처분하고 한국 시장에서 철수를 희망하고 있다.

현재 다자보험은 ABL생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IB 업계에 따르면 ABL생명 매각 본입찰에 노틱인베스트먼트와 파운틴헤드프라이빗에쿼티(PE) 외에 금융사 한 곳이 깜짝 참여했다. 다자보험은 원매자들과 가격 협상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보험업계는 ABL생명 매각 이후 동양생명도 본격적으로 매각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생명의 지분구조는 다자생명보험 42%, 안방그룹홀딩스 33.3%로, 다자보험이 전체 지분의 75.3%를 보유하고 있다. 동양생명의 상반기 자산규모는 31조6580억원으로 생명보험업계 7위 수준이다. 금융권에서는 KDB생명 인수를 포기한 하나금융이 비은행 강화를 위해 동양생명 인수에 나설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롯데손해보험도 매각 절차에 시동을 걸었다.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에 품에 안긴 지 4년만이다.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JKL파트너스는 최근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19년 약 3734억원을 들여 롯데손해보험 지분 53%를 인수한 지 4년 만에 투자금 회수에 나서는 것이다.

인수 후보자로는 손해보험 부문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받는 신한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이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롯데손보의 매각가는 순자산가치와 CSM(계약서비스마진)을 합산한 3조원 수준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롯데손보의 매각가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도 1조2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인수는 매물의 가격과 인수 이후 재무건전성 등의 조건들이 맞아야 할 수 있다”며 “금융지주들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가 필요한 만큼 보험사 인수에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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