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7년은 옛말?…'따로 또 같이' 장수 아이돌 전성시대
소속사 갈려도 활동은 같이…강력했던 1~2세대 팬층이 뒷받침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15주년, 20주년, 25주년까지… 최근 이른바 '장수돌'(장수 아이돌)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이들은 다른 소속사로 뿔뿔이 흩어져 개인 활동을 하면서도 꾸준히 같은 이름으로 한 무대에 서고 있다.
장수돌의 이 같은 '따로 또 같이' 전략이 케이팝 산업의 대세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god·동방신기·코요태…식지 않는 원조 아이돌
내년 데뷔 25주년을 앞둔 그룹 지오디(god)는 자타공인 '장수돌' 중 하나로 꼽힌다.
지오디는 작년 콘서트 'god ON', 올해 '2023 KBS 대기획'에 이어 연말 콘서트까지 잇따라 매진시키며 국민 그룹의 면모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1999년 데뷔한 지오디는 '어머님께', '거짓말', '촛불 하나' 등 다수의 히트곡을 냈다. 멤버 윤계상이 2004년 팀에서 탈퇴한 뒤에도 해체선언 없이 개별 활동을 했고, 2014년 완전체로 컴백해 15주년 공연을 펼쳤다.
멤버 데니안과 김태우를 제외하면 전원 다른 소속사와 일하지만, 꾸준히 완전체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지오디보다 한 해 먼저 데뷔한 혼성 그룹 코요태도 대표 장수돌로 언급된다.
올해 데뷔 25주년인 코요태는 신곡을 발표했을 뿐 아니라 단독 콘서트 브랜드 '코요태스티벌'도 만들어 내달 공연을 앞두고 있다.
코요태 멤버 신지는 지난 7월 신곡 쇼케이스에서 "(코요태 활동을) 환갑까지 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막강한 팬덤으로 데뷔 초부터 화제를 몰고 다녔던 동방신기는 올해 20주년을 맞는다.
2009년 멤버 3명이 탈퇴하는 우여곡절도 겪었지만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은 데뷔 당시 이름 그대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동방신기는 12월 정규 9집을 발매하고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와 전시회 등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최장수 여자 아이돌 소녀시대는 지난해 데뷔 15주년 기념 앨범을 발매해 여전한 인기를 확인했다.
2007년 데뷔 이후 제시카가 탈퇴했고, 멤버 절반이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났지만 소녀시대는 계속되고 있다.
이 밖에도 그룹 샤이니가 올해 데뷔 15주년 맞아 연 팬미팅은 세계 102개 지역에서 생중계되며 글로벌 팬들의 성원을 받았다.
원조 '짐승돌' 투피엠(2PM) 또한 지난달 15주년 기념 단독 콘서트를 열어 흥행에 성공했다.
소속사 갈려도 활동은 같이…IP 보존 전략
오랜 기간 인기를 누리는 아이돌 멤버의 면면을 보면 그룹보다는 개인 활동에 치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다수의 멤버들이 각기 다른 소속사로 흩어져 그룹 활동만 원소속사가 맡아 관리하는 형태가 주를 이룬다.
SM에서는 슈퍼주니어와 소녀시대 등이 이 같은 활동 방식을 가져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엑소도 멤버 디오의 소속사 이적으로 비슷한 상황이 됐다.
SM은 엑소 멤버들이 회사와의 전속 계약 하에 멤버 본인이 세운 회사를 통해 개인 활동을 하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이 밖에 그룹 카라, 마마무, 갓세븐 등도 멤버들이 여러 소속사에 갈라진 채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듯 '따로 또 같이'가 가능해진 요인 중 하나는 과거와 달리 유연한 활동을 보장하는 소속사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아이돌 멤버들은 활동 기간이 길어질수록 개인 활동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 이를 충분히 지원해줄 소속사를 찾아 나서게 된다.
이전에는 이러한 이유로 멤버가 소속사를 떠나면 그룹 활동도 함께 종료되는 경우가 대체적이었다면, 최근엔 분위기가 달라졌다.
소속사 입장에서 '따로 또 같이'의 방식은 멤버별 솔로 활동 지원 비용을 아낄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룹이라는 IP(지적재산)도 지킬 수 있는 전략이다.
멤버들 역시 그룹 팬덤을 그대로 보존한 상태에서 더욱 활발하게 개인 활동을 펼칠 수 있어 양쪽 모두에게 '윈-윈'이다.
강력했던 1~2세대 팬층도 이들의 활동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김영대 대중음악평론가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소비 주체로서 탄탄한 구매력을 보여줌에 따라 시장이 생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아이돌은 오래 활동하는 선배 아이돌을 본보기로 삼을 것"이라며 "장수 아이돌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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