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확대에 방어자산 찾지만 숨을 만한 곳이 없다[신기림의 월가프리뷰]

신기림 기자 2023. 10.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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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내부 객장 트레이더들ⓒ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뉴욕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방어 자산을 찾고 있지만 숨을 곳이 많지 않을 수 있다.

월가 공포를 보여주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는 거의 7개월 만에 최고까지 치솟았다. 증시 간판지수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지수은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던 7월 말보다 8% 떨어졌다. 하지만 지수는 올해 들어 여전히 10% 상승세라는 점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의 주식을 매수하기는 쉽지 않다.

또 투자자들이 현재의 불안을 극복하며 몸을 숨길 만한 자산은 공급이 부족할 수 있다. 시장이 불안할 때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 같은 주식 섹터는 최근 S&P 500 지수 하락에 휩쓸렸다. 올해 유틸리티는 약 18%, 필수 소비재는 약 9%, 헬스케어는 약 6% 하락하는 등 지수의 방어 업종은 타격을 입었다. 부분적으로는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인해 방어주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대표적 안전통화로 여겨지던 일본 엔화는 미국과의 금리격차로 인해 약 1년 만에 달러 대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는 전례 없는 3년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벤치마크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수익률이 오르면 가격은 떨어진다. 엔저와 미 국채 매도로 인해 투자자들은 달러, 금과 같은 다른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쏠리고 있다.

다각화가 잘 이뤄진 투자 포트폴리오에도 도전적 환경이라고 에드워드존스의 안젤로 쿠르카파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로이터에 말했다. 그는 미 국채에 대해 "현재로서는 입찰 혹은 인플레이션 변동성으로부터 큰 안전성을 제공하지 않는 자산"이 됐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이 불안해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위험 선호도가 약화해 기업의 자본 비용이 상승하고 주식에 대한 투자 경쟁이 치열해졌다. 지난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예상보다 강한 미국 경제로 인해 더 긴축적인 정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 분쟁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에 지난주 테슬라의 부진한 실적까지 시장 분위기가 어두워졌다.

주식 변동성 확대와 함께 국채 시장 변동성도 커졌다. 미국 국채의 예상 변동성을 측정하는 무브 지수는 4개월래 최고치에 근접했다

옵션분석서비스 스팟감마의 브렌트 코추바 설립자는 로이터에 "금리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상승하고 지정학적 상황까지 겹치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주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플랫폼 등 올해 S&P 500 지수 상승을 주도한 미국 대형주 7개 중 4개 종목의 실적 발표가 예정됐다.

UBS 글로벌 자산 관리의 애널리스트들은 투자노트에서 "상충되는 성장 데이터와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인해 안전 자산이 예상대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일부 포트폴리오 헤지를 하고 있다. 이번 달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이 발발한 이후 금 가격은 8% 급등했다. 통화의 경우, 오랜 안전자산인 스위스 프랑은 유로화 대비 2015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달러는 지난 3개월 동안 5% 상승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작년 초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한 이후 더 매력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단기 국채 또는 머니마켓 펀드로 이동하고 있다.

체리레인인베스트먼트의 릭 메클러 파트너는 "완전히 유동적인 국채 금리가 5% 이상이면 인플레이션과 경제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기다리는 동안 국채를 보유하려는 투자자가 분명히 많이 있다"고 말했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머니 마켓 펀드는 올해 6,400억 달러가 유입됐다.

채권 시장 변동성에 완충하기 위해 UBS 애널리스트들은 "수익률을 얻고 10년물 금리가 계속 상승할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10년물보다 5년물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또한 브렌트유 선물 매수 포지션을 취해 중동 분쟁 확대에 대비할 것을 UBS는 추천했다. UBS 애널리스트들은 지정학적 불확실성, 채권 수익률 상승, 주식 손실 확대 위험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새로운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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