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 나눔 천사들
날씨가 점차 쌀쌀해지고 있다.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라 건강에 더욱 유의해야 하는 계절이다. 요즘처럼 날씨가 점차 추워지면 건강에 취약한 독거노인이나 난방비 걱정을 해야 하는 저소득가구의 근심은 더욱 늘어난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이러한 어려운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며 기꺼이 따스한 손길을 내미는 마음 따뜻한 천사들이 항상 존재한다.
지난달 19일 한 해 동안 나눔에 앞장섰던 천사들이 모인 '2023년 나눔 실천 유공자 포상식'이 있었다.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는 한 해 동안 참된 이웃사랑을 실천한 개인, 기관, 단체 등에 포상을 통해 감사함을 표했다.
어떠한 사연들로 타인을 위해 기꺼이 나눔을 실천할 수 있었을까? 나눔에 앞장선 사람들의 사연은 다양하고 또 감동적이다.
지난해 12월 말,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나눔의 의미를 전하고, 한 해를 기부로 마무리하고자 쌍둥이 아이들과 엄마, 아빠까지 4인 가족 모두가 나눔에 참여한 사례가 있었다. 또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넉넉지 않은 형편임에도 독거노인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고 직접 모금회 사무실로 찾아왔던 젊은 대표도 있었다.
또한 건강한 생활습관으로의 변화를 다짐하며, 기부로 접목시킨 사례도 있었다. 한 기부자는, 작년 새해 첫날 1일 금주 시 소주 값 3000원을 적립하는 기부 계획을 한 해 동안 실천했고, 이를 통해 모은 100만 원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사용해달라며 기부에 참여했다. 그는 금주로 건강도 지키고, 기부에도 참여하며 얻게 된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주변 지인들에게 '기부'를 전도하고 있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소액기부이지만 오랜 기간 나눔을 이어온 '착한가게' 대표들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월 3 만원 이상의 정기기부로 참여하는 '착한가게' 중에는 오랜 기간 꾸준한 기부로 묵묵히 이웃사랑을 실천한 대표들도 많이 있었다. 10년 이상 기부에 참여한 꽃집 사장님도 있었고,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님부터 운동구상사를 운영하는 사장님, 장례식장 대표 등 직종도 다양했다.
'착한가게' 대표들께 어떻게 오랜 기간 꾸준한 나눔을 실천하셨느냐는 질문을 하면 하나같이 '함께 사는 세상인데, 당연한 일'이라며 오히려 더 많이 기부하지 못해 부끄럽다는 대답을 한다.
기부뿐 아니라, 나보다 지역 이웃을 위한 작은 배려를 실천함으로써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 나눔 천사도 있었다. 식당을 운영하는 한 대표는 쓰레기 불법 투기 안 하기, 내 집 앞 청소하기, 천변 환경 정비 등 기초질서 지키기 및 마을 청결운동을 통해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에 기여했다. 주변 이웃 중에 쓰레기 더미에 갇혀있는 이웃의 집을 청소해 주고 수시로 안부를 살피며, 생필품을 전달하기도 하였다.
올해 대전 유공자 포상식의 수상자는 50여 명이었지만 '나보다 더 좋은 일 많이 하시는 분들에게 전하라'며 수상을 거절하신 분들도 있었고, 안 보이는 곳에서 남몰래 나눔을 실천하는 그 모두가 포상식의 주인공일 것이다. 이렇듯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나눔을 실천하는 많은 사람이 있기에 여전히 세상은 따스하고 살 만하다.
최근 들어 흉흉한 소식과 마음 아픈 사건 사고들도 빈번히 일어나면서 각박한 세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여전히 우리 지역에는 묵묵히 나눔을 실천하며, 함께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나눔 천사들이 많이 있다.
이웃을 배려하는 작은 실천부터 일상 속에서 나눔을 행하는 일처럼 이번 유공자 포상식의 수상자들은 소액 기부로도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키는 사례들이 많았다. 혹시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선뜻 실천하기가 망설여졌다면, 위의 사례들처럼 작지만 소중한 사연들에 용기를 얻어 선한 나눔에 동참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가 함께 한다면 다가올 한파를 걱정하는 취약계층에게 온정의 손길이 전해져 모두가 함께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유재욱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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