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의미없닭”…평범한 닭을 ‘이 가위’로 싹뚝하니 벌어진 일
조류독감에 강한 닭 세계최초로 만들어
바이러스에 노출돼도 90%가 ‘이상무’
헬런 생∙ 마이크 맥그루 영국 에든버러대 수의학과 교수와 웬디 바클레이 임페리얼칼리지런던(ICL) 전염병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유전자 편집 기술로 조류독감에 저항성을 가진 닭을 만들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했다. 조류독감에 저항성을 가진 세계 최초의 닭이다.
조류독감은 치사율이 100% 가까운, 닭에게 치명적인 질병이다. 조류독감은 닭·오리·철새 등 조류가 ‘H5N1’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한다. 공기를 통해 전파되고 호흡기로 감염되며 사람에게도 드물게 감염된다.
조류독감에 걸린 닭은 24시간 안에 폐사한다. 개발된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다. HPAI 대처하는 유일한 방법은 조류 살처분이다. 최근엔 살처분만으로 대응할 수 없을 정도로 고병원성 조류독감(HPAI)의 유행 규모가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연구팀이 개발한 닭은 이런 대규모 전염병 사태를 막을 해결책으로 주목받는다. 연구팀은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닭에 침투한 뒤 ‘ANP32A’란 닭의 특정 단백질에 의존해 증식하는 점에 주목했다. 바이러스가 증식하지 못하도록 ANP32A 단백질 유전자를 편집하는 전략을 찾은 것이다.
그 결과, 9마리가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위적으로 바이러스를 닭들에게 주입하자 약 5마리가 감염됐으나 바이러스 증식이 더디었다. 유전자 편집 닭을 2년 이상 관찰했더니 건강이나 산란 생산성 등에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닭 세포 속 ‘ANP32B’와 ‘ANP32E’이란 단백질이 조류독감 바이러스 증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단백질들까지 모두 유전자 편집한다면 조류독감에 완전한 저항성을 가진 닭의 탄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전자 편집은 양계업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조류독감을 막은 것 외에도 희생되는 생명 숫자를 줄일 기술로 주목받는다. 부화한 지 며칠 안된 병아리 중 수컷은 알을 낳을 수 없기에 모두 폐사된다. 세계적으로 연간 70억 마리의 수평아리가 생명을 잃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스라엘 볼카니연구소와 민간기업 휴민이 합작해 세운 ‘휴민 포울트리’는 지난해 12월 유전자 편집으로 암평아리만 낳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달걀 수정란에서 수컷 배아의 발생을 중지시키는 기술이다. 유전자 편집한 닭이 낳은 알에 청색광을 쪼면 일부 DNA가 활성화돼 암평아리로 자라난다. 새로운 유전물질이 들어가지 않는다. 연구팀은 “동물복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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