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안보 협력 강화… 탈탄소 기반 ‘중동 2.0’ 세일즈 외교 [尹대통령 사우디·카타르 순방]
현대차·사우디 국부펀드 합작 투자로
5400억원 규모 자동차 조립공장 설립
블루암모니아·스마트팜사업도 ‘맞손’
尹 “북핵·미사일 도발 차단 양국 협력
네옴시티 건설에 韓기업 좋은 동반자”
이·하마스 전쟁 등 중동 정세 논의도
‘중동 세일즈 외교’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모하메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에서 양국 간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해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기간 체결될 156억달러(약 21조원) 규모 투자는 양국 협력을 첨단제조업, 신산업, 청정수소 개발 등 탈탄소 기반 ‘중동 2.0’으로 전환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기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하메드 왕세자와 회담 및 국빈 오찬 뒤 양국 협정 및 양해각서(MOU) 교환식, 한·사우디 투자포럼에 참석하며 경제외교 총력전에 돌입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현지 브리핑에서 양국 첨단 제조업 분야 협력 성과와 관련해 “현대자동차와 사우디 국부펀드가 약 4억달러(약 5400억원) 규모를 합작 투자해 자동차 조립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계약이 체결된다”며 “킹압둘라 경제단지에 건설되는 이 자동차 공장은 2026년부터 연간 5만대의 전기차와 내연차를 양산할 계획으로, 우리의 중동 내 첫 전기차 생산기지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 수석은 양국 협력이 결실을 맺고 있는 조선업에 대해서도 “HD한국조선해양과 아람코는 합작투자를 통해 사우디 최대규모 조선소와 선박엔진 공장을 건설 중이고, 두산에너빌리티와 사우디의 아람코, 두수르는 조선소 인근에 주·단조 공장도 함께 건설 중”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네옴 시티’ 등 사우디 정부가 추진 중인 메가 프로젝트에서 우리 기업이 수주할 수 있도록 모하메드 왕세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도 요청했다. 최 수석은 “1차적으로 진행되는 것 중 한국 기업이 입찰에 참여한 것이 250억달러(약 34조원)”라며 “(윤 대통령은) 왕세자께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최 수석은 두 사람이 에너지 안보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에 대해 “에너지 가격 자체의 불안정성과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이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은 상당히 민생행보라고 볼 수 있다”며 “(사우디가) 우리한테 최대 공급국이고 최대 석유 생산국이니까 정상 간, 우리가 정부 단위에서 물가 안정이나 이런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자의 회담에선 지난해 체결된 290억달러(약 39조원) 규모 MOU에 대한 후속조치도 이뤄졌다. 최 수석은 “삼성물산이 사우디 국부펀드와 45억달러(약 6조원) 규모의 네옴 시티 등을 겨냥한 공장투자 관련 공동사업협약서를 체결했고, 한전은 7억달러(약 9000억원) 규모의 사파니야 열병합 사업 입찰 참여를 위한 사우디 파트너사와 MOU를 체결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현지 매체 알 리야드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건설·인프라 분야뿐 아니라 에너지, 투자,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우디와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본다”며 “사우디가 네옴과 같은 신도시를 건설하는 과정에도 한국 기업이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대해선 “사우디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 무대에서 북핵, 한반도 문제에서 우리의 입장을 지지해 온 주요 우방국”이라며 “대한민국은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과 이의 개발을 차단하는 데 사우디와 적극 협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리야드=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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