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첫 시즌 마친 정상빈 “내년에는 메시와도 붙어보고싶어” [MK인터뷰]

김재호 MK스포츠 기자(greatnemo@maekyung.com) 2023. 10. 2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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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실망스럽다. 우리 선수들 모두가 실망했다.”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탈락한 심정을 전하는 션 맥컬리 미네소타 유나이티드 감독대행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미네소타는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캔자스주 캔자스시티의 칠드런스머시파크에서 열린 스포르팅 캔자스시티와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1-3으로 패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기복이 많은 한 시즌이었다. 시즌 막판에는 구단 초대 감독으로서 지금까지 팀을 이끌었던 아드리안 히스 감독이 물러나기도 했다.

정상빈은 MLS에서 첫 시즌을 보냈다. 사진= 미네소타 유나이티드 공식 X
이날 교체명단에 들었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한 정상빈(21)의 시즌도 그랬다.

4월 16일 올랜도SC와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이후 23경기(선발 9경기)에서 954분을 뛰며 1골 1도움, 72.4%의 패스 정확도를 기록했다.

개인사정으로 팀을 이탈했던 임마누엘 레이노소가 복귀하고 핀란드대표팀 통산 최다 득점 기록 보유자인 티무 푸키가 시즌 도중 합류하면서 후반부에는 선발 출전 기회가 거의 없었다. 시즌 중반에는 발목 부상으로 3주 정도 공백이 있었다.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 보여줄 것”
캔자스시티와 원정경기를 마친 뒤 만난 정상빈은 “프리시즌이 아니라 시즌 도중에 합류했다. 초반에 기회를 많이 받았지만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중간에는 부상도 있었고 후반기에는 경기를 많이 못뛰었다”며 아쉬움 가득했던 한 시즌을 돌아봤다.

레이노소, 푸키 등의 합류는 그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그는 이에 대해서도 “내가 잘하면 경기를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년이 중요하기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를 잘해야 할 거 같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핀란드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푸키의 합류는 정상빈의 기회가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지만, 동시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사진=ⓒAFPBBNews = News1
한 시즌 동안 경험한 MLS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는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좋았다”며 긍정적인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많은 나라의 선수들이 모였고 미국에서도 같은 나라지만 주마다 지역이 다 다른 모습이었기에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며 한 시즌동안 받은 인상을 전했다.

레이노소, 푸키 등 경험많은 선수들과 한 팀이 된 것은 그에게는 또 다른 배움의 기회였다. 그는 특히 “골을 넣을 수 있는 위치, 공을 받는 위치 선정, 골문앞에서 적극적인 모습 등을 배웠다”며 푸키에 대한 인상을 전했다.

MLS는 지금도 꾸준히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1996년 10개 팀으로 시작한 MLS는 2023년 현재는 29개 팀이 참가하는 대형 리그로 발전했다. 2025년에는 샌디에이고FC가 합류, 30개 팀이 될 예정이다.

세계적인 스타들도 MLS의 문을 노크하고 있다. 이번 시즌 도중 인터 마이애미에 합류한 리오넬 메시는 큰 화제가 됐다.

리오넬 메시의 마이애미 합류는 큰 화제가 됐다. 사진=ⓒAFPBBNews = News1
아쉽게도 마이애미와 컨퍼런스가 다른 미네소타는 정규시즌에서는 마이애미와 붙을 기회가 없었고 리그컵에서도 8강에서 탈락하며 마이애미를 만나지 못했다.

메시를 상대하는 것은 세계 모든 축구 선수의 꿈일 터. 정상빈도 “메시가 여기에 왔다는 것만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한 번은 경험해보고 싶었지만 경기가 없었던 것이 아쉽다.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그와 대결을) 경험해보고싶다”며 메시를 상대하고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아시안게임 합류 불발,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
정상빈은 시즌 도중 잠시 팀을 이탈, U-22 대표팀에 합류해 경남 창원에서 열린 2024 AFC U-23 아시안컵 예선에 참가했다. 키르기스스탄, 미얀마와 경기에 출전해 어시스트 2개를 기록했다.

그는 “오랜만에 한국팬들앞에서 치른 경기였다. 설렜고 기대도 됐다. 나름 좋은 경험과 추억을 쌓았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정상빈은 시즌 도중 U-22 대표팀에 합류했다. 사진 제공= 대한축구협회
당시 U-22 대표팀은 카타르와 첫 경기를 지며 어렵게 출발했다. 그는 “선수들의 호흡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당시 부진 원인을 되짚었다.

지금은 다르지만, 당시에는 U-22 대표팀과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동시에 이끌고 있던 황선홍 감독에 대한 여론이 안좋았었다. 이 시기 K리그 FC서울에서 뛰었던 공격수 데얀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황선홍 감독의 리더십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정상빈의 생각은 달랐다. “정말로 멋진, 내가 존경하는 분”이라며 황선홍 감독에 대한 인상을 전했다. “지도자로서 대단한 분이다. 많은 전술을 준비하시고 선수들에게 좋은 말을 많이 하며 자신감을 심어준다”며 ‘멋진 분’이라 생각하는 이유를 전했다.

어떤 말이 가장 인상에 남았을까?

“자신감을 갖고 하라고 하셨다. 경기 결과를 떠나 내가 하라는 것을 그대로 했을 때 경기를 지면 그것은 감독인 내 책임이니 부담갖지 말고 즐기라고 하셨다. 그런 말씀에서 동기부여를 느꼈고 자신감을 얻었다.”

당시 함께 훈련했던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그에게도 큰 자극이 되고 있다. 물론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1999~2001년생 선수들이 주축이었다고 하지만, 그중에는 이한범(FC 위트밀란) 황재원(대구) 등 2002년생 동갑내기 선수들도 있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은 그에게도 자극이 되고 있다. 사진 제공= 대한축구협회
그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 불발이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라 말하며 “나에게는 아직 올림픽이라는 기회가 남았다”며 2024년 파리올림픽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파리올림픽 축구는 내년 4월부터 5월 사이 카타르에서 열리는 U-23 아시안컵에서 아시아 권역 본선 진출 팀을 가릴 예정이다. 3위까지 본선 진출 자격이 주어지고 4위는 아프리카(CAF)와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올림픽 대표팀부터 소속팀까지, 2024년은 그의 커리어에 있어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그는 올해 경험을 바탕으로 아쉬움을 털어내고 더 나은 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캔자스시티(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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