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주가 오른 지주회사 봤더니... 비상장 자회사가 효자 노릇 톡톡

소가윤 기자 2023. 10. 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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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D현대·LG 자회사 성장 수혜
SK, 자회사·계열사 실적 악화에 주가 발목

만성 저평가에 시달리는 지주사들이 대부분 내리막길을 걷는 가운데 일부 지주사는 탄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전쟁에다 고금리 장기화 등 악재가 넘치는 상황에도 주가가 오른 이유는 비상장 자회사의 성장이다. 주요 지주사 11개 중 LS와 HD현대, LG 등 3곳의 주가가 올해 들어 상승했는데 모두 비상장 자회사가 기대 요인이었다.

일러스트=정다운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LS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200원(2.51%) 내린 8만5400원에 장을 마쳤다. 비록 20일은 하락했지만 올해 전체로 보면 LS 주가 상승률은 22.53%로 지주사 중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 6.20%의 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HD현대와 LG 주가도 올해 들어 각각 5.95%, 3.97% 올랐다.

지주사는 대체로 기업 가치가 저평가된다. 지주사는 자회사 실적을 반영해 기업 가치를 매기는데, 자회사가 모두 상장된 경우 이중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지주사에 간접 투자하기보다 직접 수익을 내는 자회사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지주사가 우량한 비상장사를 보유하고 있다면, 자회사 기업 가치를 어느 정도는 반영할 수 있다.

올해 LS 주가가 큰 폭으로 뛴 건 비상장 자회사의 성장성 영향이 크다. LS의 자회사 LS MnM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4배 늘어난 1093억원을 기록했다. LS MnM은 올해 상반기 단순 합산 기준으로 그룹 전체 매출의 39%를 차지한다. 다른 자회사인 LS전선의 올해 상반기 말 계약 수주 잔고는 연결 기준 3조7948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보다 17% 늘어난 규모다. LS전선은 올해 싱가포르에서 누적 3500억원의 일감을 수주하면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연초 5만원대였던 HD현대 주가도 6만원대를 유지하는 중이다. HD현대 주가가 상승 동력을 얻은 것 또한 현대오일뱅크와 HD현대로보틱스, HD현대글로벌서비스 등 비상장 자회사 덕분이다. 특히 현대오일뱅크가 유가 상승과 정제 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을 뺀 값) 개선으로 실적이 회복된 영향이 컸다. 산업용 로봇 제조 기업인 HD현대로보틱스도 지난해 흑자 전환했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조선업 호황에 힘입어 친환경 선박 서비스 사업의 성장성이 점쳐진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분율을 고려하면 비상장 자회사 가치는 약 9조4000억원 수준으로 HD현대 시가총액 약 4조9000억원의 2배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LG 주가는 비상장사 LG CNS 덕을 봤다. 지분 절반을 갖고 있는 비상장사 LG CNS가 실적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 LG CNS는 올해 2분기 매출은 1조3726억원, 영업이익은 1138억원을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9%와 30% 늘어난 수치다. 클라우드 서비스와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업을 확장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LG CNS는 올해 상반기 신규수주는 2조8038억원을 기록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실적이 부진한 비상장 자회사는 지주사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SK는 올해 주가가 23.17% 내리며 주요 지주사 중 하락률이 가장 높았다. 비상장 자회사인 SK E&S는 에너지 가격 하락 등으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4.7% 줄었다. SK팜테코도 일회성 비용 발생과 신규 제품 생산 일정 연기로 적자가 지속됐다. SK는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많은 수준인 201개의 계열사를 보유한 만큼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 등 핵심 계열사의 실적 악화가 우려를 더하고 있다.

SK 외에는 삼성물산(-5.11%), 두산(-8.18%), GS(-9.70%), CJ(-10.23%), 한화(-10.92%), 효성(-14.01%), 롯데지주(-18.51%) 등 지주사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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