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기차 충전기 업체, 줄줄이 매물로

장우정 기자 2023. 10. 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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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기 업체가 줄줄이 매물로 나오고 있다.

충전기는 전기차 시대 핵심 인프라(기반시설)로 꼽혀 설치비의 약 50%를 정부로부터 보조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충전기 수가 많아야 몸값이 높아지기 때문에 충전기 업체들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내년까지는 최대한 물량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안다"며 "다만 매물이 늘면 몸값이 낮아지기 때문에 몇몇 업체는 일찍 매각으로 방향을 튼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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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2대당 1기 꼴로 충전 인프라 확산
“보조금 막바지, 내년부터 매물 쏟아질 듯”

전기차 충전기 업체가 줄줄이 매물로 나오고 있다. 충전기는 전기차 시대 핵심 인프라(기반시설)로 꼽혀 설치비의 약 50%를 정부로부터 보조받는다. 현재 100개 넘는 업체가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8700개 넘는 충전기를 설치한 이지차저가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이지차저는 완속 충전기 시장에서 상위 기업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이지차저는 지난해 163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5월에는 135억원 규모의 프리B 시리즈 투자를 받기도 했다. 누적 투자금은 265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설치한 충전기 수에 설치비(완속 충전기 기준 1기당 200만원)를 곱한 금액을 몸값으로 본다”며 “아파트 등 집합건물에 충전기를 한 번 설치하면 7~10년 정도 장기 계약하는 만큼 시장을 선점한 곳에는 프리미엄(웃돈)이 붙는다”고 말했다.

이지차저 측은 “내년 고속 충전기 등으로 사업 확대를 앞두고 삼성증권을 통해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픽=손민균

완속 충전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A사와 B사도 투자를 유치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매각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가 큰 업체들까지 매물로 나오는 이유는 전기차가 생각보다 빠르게 보급되지 않아 투자 대비 수익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국내 전기차 수는 50만1485대이고 충전기는 24만9300기가 깔렸다. 전기차 2대당 충전기 1기꼴이다.

충전기 시장은 1~2시간 만에 완충되는 급속 또는 초급속 충전기와 7~8시간이 걸리는 완속 충전기로 나뉜다. 설치비가 1기당 2000만~3000만원인 급속 충전기는 주유소를 운영하거나 계열사가 많은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주유소 시장에서 경쟁하는 SK·GS그룹은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서도 경쟁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에버온에 100억원을 투자했고 GS에너지는 차지비를 인수했다.

완속 충전기 시장에는 파워큐브, 스타코프, 휴맥스이브이, 대영채비, 한국전자금융 등 중견·중소기업도 대거 뛰어들고 있다. 정부는 설치비의 약 절반인 1기당 100만원가량을 보조해 주고 있다.

다만 시장 진입 이후 적자를 버티지 못한 군소업체는 일찌감치 매각되거나 외부 투자를 받고 있다. 환경부는 완속 충전기 보조금 사업을 내년까지만 이어간 뒤 2025년부터는 급속 충전 쪽에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내년 이후 완속 충전업체 매물이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충전기 수가 많아야 몸값이 높아지기 때문에 충전기 업체들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내년까지는 최대한 물량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안다”며 “다만 매물이 늘면 몸값이 낮아지기 때문에 몇몇 업체는 일찍 매각으로 방향을 튼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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