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액션] 나상호, "우린 해내지 못했고, 팬들은 4년을 기다렸다...죄책감 느껴"

신인섭 기자 2023. 10.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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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신인섭 기자(상암)] 나상호가 3개월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지만 밝게 웃지 못했다.

FC서울은 22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4라운드(파이널B 1라운드)에서 강원FC에 2-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13승 11무 10패(승점 50)로 리그 7위에, 강원은 4승 14무 16패(승점 26)로 리그 11위에 위치하게 됐다.

서울은 전반 내내 경기를 주도했지만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강원이 두 줄 수비를 구축해 라인을 내리면서 공간을 창출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슈팅은 번번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거나 골문을 외면했다. 오히려 강원의 역습에 고전했다. 전반 막판엔 세트피스 상황에서 가브리엘에게 헤더를 내주며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결국 전반은 0-0으로 마무리됐다.

결국 서울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아이에쉬를 빼고 김신진을 투입했다. 투톱에서 김신진 원톱 체제로 변화를 가져갔다. 측면은 윌리안과 나상호가 위치하며 공격을 지원했다. 서울은 후반 초반 기회를 잡았다. 후반 8분 아크 정면에서 기성용이 얻어낸 프리킥을 나상호가 직접 키커로 나서 슈팅했다. 이 공이 수비 벽에 맞고 굴절돼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서울은 후반 32분 가브리엘에게 한 골을 내줬지만, 후반 35분 지동원의 득점으로 2-1 승리를 챙겼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나상호는 "그전에 상위 스플릿 해내지 못했던 것들을 동기부여로 삼아 팬들 앞에 섰던 것 같다. 많은 걸개들이 걸려 있는 것만으로 봐도 사실 오늘 경기에 어떻게 임해야 되는지, 우리가 어떻게 해야 되는지 답이 나와 있었던 것 같다. 선제골 넣고 좋지 않은 분위기로 가고 있었는데 그래도 마지막까지 동원이 형이 복귀골을 넣어줘서 너무 고맙고 승리할 수 있어서 그나마 이제 팬분들 앞에 설 수 있는 용기가 생긴 것 같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날 나상호는 약 3달 만에 득점했지만, 기쁨보단 사과의 의미를 담은 세리머니를 펼쳤다. 나상호는 "제가 말로 하기보다는 경기 전에 수많은 또 걸개들이 걸려 있었고 그중에서는 그래도 저희를 응원한다는 팬분들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그걸 보고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걸개들로 어떻게 해야 되는지 선수들도 다 알았다. 제가 한 세리머니의 의미도 팬분들께서 다 알아주실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득점으로 나상호는 올 시즌 리그 12호 골을 터트렸다. 득점왕 경쟁에 불씨를 살릴 수 있게 됐다. 1위 주민규(15골)와의 격차를 단 3골 차이로 좁힌 상태. 나상호는 "물론 욕심이 있고 그렇지만 그 욕심으로 인해서 팀이 망가지는 건 보기 싫다. 사실 오늘도 많은 득점 찬스들이 있었지만 더 좋은 위치에 있는 상황인 선수들이 있으면 이타적으로 플레이해야 팀의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 두 가지를 다 노리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상암월드컵경기장엔 선수들에게 각성을 요구하는 팬들의 걸개가 걸려 있었다. 서울은 정규 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전북 현대에 아쉽게 패하며 파이널B로 추락했다. 나상호는 "선수들도 올라가지 못했던 것에 죄책감을 느꼈다. 사실 걸개가 걸려야 마땅하다는 선수들의 의견들이 많았다. 저희는 해내지 못했고 팬분들은 4년이라는 시간 동안 계속 기다려왔다. 그 걸개들로 완벽하게 팬분들의 마음을 회복시킬 수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회복시켜 드리는 게 현재 목표다. 그래서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선수들끼리 또 힘내고 있다"며 미안한 감정을 전달했다.

끝으로 이날 2년 2개월 만에 득점을 터트린 지동원에 대해선 "동원이 형이 제일 힘들었을 것 같다. 부상이라는 게 자기가 몸 관리를 아무리 잘한다고 하더라도 몸을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래도 끝까지 멘탈 잡고 복귀하려 하고 팀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고 그런 모습들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복귀골도 축하하고 멘탈적인 부분들을 닮고 싶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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