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대신 황톳길, 신발 아닌 맨발"…열풍 넘어 문화 된 '맨발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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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이 맞춰지고 몸이 훨씬 좋아졌어요."
신발과 양말을 벗어 던지고 발바닥으로 땅을 느끼며 걷는 맨발걷기가 어느덧 산책로의 익숙한 풍경이 됐다.
경기 용인에 사는 임모씨(62·여)는 "5년 전부터 한 달에 한 번 동창들과 등산하는데 최근 6개월간 맨발걷기로 대체했다"며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황토의 질감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제정한 조례에는 등산로도 맨발 보행로에 포함되지만 초입에서 올라갈수록 정비의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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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좋다" 의료계 공감대 아직…"효과 입증 안돼"
(서울=뉴스1) 장성희 원태성 기자 = "균형이 맞춰지고 몸이 훨씬 좋아졌어요."
서울 강남구 대모산에서 산책하던 김영현씨(56)의 발은 어딘가 허전했다. 신발과 양말을 모두 벗고 맨발로 걷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맨발로 걷기 시작한 뒤 고질병인 허리 디스크가 많이 나아졌다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맨발로 걷는 사람은 김씨만이 아니다. 산책로 초입 벤치에는 사람들이 벗어 놓은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잠시 지켜보았지만 등산객 10명 중 7명은 맨발 상태였다. 대부분 60대 이상이었지만 간간이 30~40대도 보였다.
신발과 양말을 벗어 던지고 발바닥으로 땅을 느끼며 걷는 맨발걷기가 어느덧 산책로의 익숙한 풍경이 됐다.
◇ "등산 모임이 '맨발걷기' 모임으로"…"건강해졌어" 50대 이상에게 맨발걷기는 이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분위기다.
경기 용인에 사는 임모씨(62·여)는 "5년 전부터 한 달에 한 번 동창들과 등산하는데 최근 6개월간 맨발걷기로 대체했다"며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황토의 질감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맨발로 걷는 사람도 늘고 있다.
여덟살, 여섯살 자녀를 둔 윤모씨(41·여)는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길이 집 근처 공원에 있어 아이들과 함께 신발을 벗어던지고 걷는다"고 말했다.
80대 시어머니와 양재천 황톳길을 자주 걷는다는 김영현씨는 "시어머니께서 2시간 정도 걷고 나면 몸이 개운해지는 데다 시원한 바람에 기분까지 상쾌해진다고 한다"고 전했다.
맨발걷기에 나선 사람이 많아지면서 전주시와 서울시가 활성화 조례를 통과시키는 등 지자체의 지원도 활발하다. 국회에서는 조오섭 민주당 의원이 흙길과 황톳길 설치 확대를 위해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 "건강 좋아" 의료계 공감대는 아직…등산로 맨발걷기는 조심해야 맨발걷기로 건강이 좋아졌다는 사람이 많으나 의학적 공감대가 완전히 형성됐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
최재혁 서울퍼스트병원 재활의학과 부원장은 "맨발걷기의 효과를 의학적으로 언급하기는 애매하다"고 말했다. 운동은 좋으나 맨발일 때의 효과가 더 낫다는 게 입증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특히 등산로에서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지자체가 조성한 흙길과 달리 바닥이 경사지고 울퉁불퉁하며 거칠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관리 문제도 있다. 서울시가 제정한 조례에는 등산로도 맨발 보행로에 포함되지만 초입에서 올라갈수록 정비의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모든 등산로를 맨발보행에 맞게 관리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환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울퉁불퉁한 바닥은 발의 압력을 균등하게 받지 못해 정상적인 보행 패턴을 방해한다"며 "발 질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은 맨발로 걷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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