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담보 같은데… 기초수급자라고 '국민연금 담보대출' 안 내주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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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이 연금 수령액을 담보로 저금리로 돈을 꿔주는 '실버론' 상품을 운용하면서, 같은 연금 수령자인데도 기초생활수급자는 대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2일 국민연금공단에 확인한 결과, 공단은 지난 7월 국민권익위원회의 시정 권고에도 기초생활수급자를 실버론 이용 예외 대상에 두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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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늘어난 기초수급자 비율 "제도 손봐야"
국민연금공단이 연금 수령액을 담보로 저금리로 돈을 꿔주는 '실버론' 상품을 운용하면서, 같은 연금 수령자인데도 기초생활수급자는 대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연금 수령자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고 국민연금 제도 취지가 국민 노후소득 보장인 만큼, 관련 금융 혜택도 보다 공평하게 돌아가도록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2일 국민연금공단에 확인한 결과, 공단은 지난 7월 국민권익위원회의 시정 권고에도 기초생활수급자를 실버론 이용 예외 대상에 두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실버론은 국민연금공단이 연금 수령자가 보다 안정된 노후를 누릴 수 있도록 전월세 자금, 의료비, 장제비 등 급한 용처에 한해 연금 수령액을 담보로 대출해주는 제도다. 연간 수령액의 2배 이내, 최고 1,000만 원까지 빌릴 수 있는데 이자율이 평균 연 3.74%로 시중금리보다 낮아 신청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공단에 따르면 실버론이 시행된 2012년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9만533명이 4,700억 원을 대출받았다. 매년 7,000~8,000명의 연금 수령자가 혜택을 보는 셈이다.
낮은 이자로 850만 원 빌릴 수 있는데 외면당하는 기초수급자
그러나 기초생활수급자는 실버론을 이용할 수 없다. 공단이 대출금 미상환 우려가 크고, 이미 생계급여나 의료급여를 받고 있어 중복 혜택 소지가 있다며 제외하고 있어서다. 실버론 상환은 대출 이후 매달 연금액에서 대출 원리금을 원천 공제하는 방식이라, 연금에 생계를 의존하는 기초수급자는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는 게 공단 측 설명이다.
그러나 권익위는 이런 대출 방침에 대해 지난 7월 "수급권자 간 차별 소지가 있는 만큼 실버론 대상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도 포함해야 한다"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권고한 바 있다. 기초생활수급자의 월평균 노령연금액(44만 원)으로 계산하면 실버론 이용 시 849만6,000원을 시중은행보다 낮은 이자율로 대출받을 수 있는데,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국민연금을 받는 기초생활수급자는 매년 늘고 있어 실버론 배제 대상도 그만큼 증가하고 있다. 국민연금 수령자이자 기초생활수급자는 지난 6월 기준 16만8,352명이었는데 2018년(14만256명)과 비교하면 20% 증가했다. 사업장가입자 중 국민연금을 납부하는 기초생활수급자도 지난 6월 기준 4만7,344명으로 2019년(3만9,761명)보다 19.1% 늘었다.
김영주 의원은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연금 가입을 권하면서 연금 담보대출 대상에서 배제하는 건 명백한 차별"이라며 "기초생활수급자는 사정이 어려운 분들로 급전이 필요할 때 실버론 같은 상품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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