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폭발 사고 때 총리 77세 간 나오토 “정계 은퇴”
1980년 중의원 당선 이후 현재까지 14선 의원으로 활동 중인 간 나오토(77) 전 일본 총리가 차기 중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세대교체’를 명분으로 내세운 그의 불출마 선언에 “40년 이상 자리를 지키고선 이제야 젊은 세대에게 넘긴다고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NHK와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간 전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다음 선거에 입후보하지 않겠다. 나이를 생각해 의정 활동에서 떠나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간 전 총리가 최고 고문을 맡고 있는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대표도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오늘 아침 간 전 총리와 통화했는데, 그가 밝은 목소리로 ‘진작부터 세대교체를 얘기해 왔고, 젊은 세대에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글을 올렸다.
간 전 총리는 2010년 6월부터 2011년 9월까지 일본 총리를 지냈다. 2009년 일본 민주당 집권 이후 두 번째 총리였다. 그러나 2010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에서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인 어부들이 체포됐을 당시 어부들을 석방 조치하면서 민심을 잃었다. 당시 중국 정부의 경제적 협박을 이기지 못하고 “일본인에게 굴욕을 안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이듬해 3월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로 치명적인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당시 원전 사고 수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13만명에 달했던 피난민 대책 수립을 놓고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교도통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일본 국민 10명 중 7명 이상(76%)이 재해 수습 과정에서 총리의 리더십이 부족했다고 응답했다. 국민의 공분이 거세지자 당시 간 총리는 결국 스스로 물러났다. 민주당은 이듬해 열린 중의원 선거에서 참패하고 자민당에 정권을 내줬다.
‘불명예 퇴진’ 이후에도 그는 정치적 야망을 버리지 않았다. 총리 재임 당시 이미 10선 의원이었던 그는 사임 후에도 내리 4선을 더 했다. 2012년과 2014년 각각 중의원 선거에서 낙선했지만, 비례대표 자격으로 의원직을 수행했다. 이후 지난 2021년 선거에서 당선돼 14선 의원이 됐고,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중의원 해산을 하지 않는다면 오는 2025년 10월에 임기를 마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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