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대규 휴맥스 회장 “난 경영자 아닌 기업가, 모빌리티 서비스로 제2창업”
“저는 스스로를 ‘경영자’가 아니라 ‘기업가’라고 생각합니다. 경영은 기존 사업을 효율적으로 잘 관리하는 게 핵심이지만 기업은 혁신으로 사회에 새로운 부(富)를 가져다주는 게 본연이죠. 저는 마지막까지 그 역할을 제대로 하는 ‘좋은’ 기업가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또 도전하는 겁니다.”
변대규(63) 휴맥스홀딩스 회장은 국내 IT업계에서 대표적인 벤처 1세대 중 한 사람이다.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 박사 학위를 받을 무렵이던 1989년, 교수의 삶 대신 도전하는 창업의 길로 향했다. 친구들과 휴맥스(당시 건인시스템)를 창업해 노래방 반주기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케이블TV와 IPTV 등에 쓰이는 셋톱박스 사업에 진출해 벤처기업으로 정점에 올랐다. 2010년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해 이 분야에서 모토로라 등 당시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으로 성장시켰고, 우리 사회에 벤처 붐을 일으켰다. 2017년부터 네이버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변 회장은 올해 본격적으로 제2의 창업에 나섰다. 넷플릭스 같은 OTT가 대거 등장하는 등 비즈니스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휴맥스의 주력인 셋톱박스 산업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모빌리티 브랜드 ‘투루(Turu)’를 발표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최근 경기 성남시 휴맥스빌리지에서 만난 변 회장은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점차 쇠퇴하는 이 분야에서는 혁신이 일어날 수 없다”면서 “혁신이 없는 회사에는 좋은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고 기존 직원들도 발전할 수 없는데, 이런 사업만 들고 있는 건 기업가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변 회장은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동차 관련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옮겨 부가가치를 높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을 키워드로 꼽았다. 그는 휴맥스 모빌리티를 통해 최근 5년간 크고 작은 자동차 서비스 관련 기업 10여 곳을 인수하며 신사업을 준비해 왔다. 2019년과 2021년 주차장 위탁 운영 1위 기업인 하이파킹과 2위 기업인 AJ파크를 인수했다. 또 차량 공유 업체(투루카), 전기차 충전소(휴맥스이브이, 제주전기차) 기업, 차량 정비나 리스·렌털, 발레파킹, 대리운전 서비스 기업도 속속 인수하거나 투자했다.
도심 주차장을 거점으로 하는 모빌리티 종합 서비스를 만드는 게 목표다. 예컨대 소비자들이 주차장에 차를 대는 것뿐만 아니라 편하게 전기차를 충전하거나 정비받고, 밤에는 대리운전 기사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차량 공유 서비스 거점으로도 주차장을 활용할 수 있다. 지금은 상당수 차량 공유 서비스가 차를 빌렸던 장소에 반납하는 게 원칙이지만, 소비자가 자기 목적지 가까이에 있는 휴맥스 주차장에 차를 반납하는 식으로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다.
변 회장은 “지금까지 주차장은 단지 차를 세우는 장소였지만, 여기에 세차나 충전 등 여러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결합시키면 새로운 가치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변 회장은 앞으로 사회 변화의 방향은 이런 IT를 이용한 서비스 혁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배달이나 쇼핑, 택시 등 오랫동안 같은 방식으로만 이뤄졌던 각종 서비스가 IT를 통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100여 년간 인류는 제조업 혁신을 통해 발전해 왔는데 이제 서비스 산업에서 혁신이 일어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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