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줄다리기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10. 23. 03:04
16강전 제3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안성준 九단 / 黑 양딩신 九단 흑>
白 안성준 九단 / 黑 양딩신 九단 흑>
<제2보>(20~34)=기사들에게도 유난히 운때가 잘 맞는 기전이 있다. 서봉수와 명인전, 김희중과 기왕전, 이창호와 농심배의 경우가 대표적 사례. 양딩신(25)에겐 LG배 조선일보기왕전이 그렇다. 생애 처음 세계 정상을 밟은 무대가 2019년 열린 제23회 LG배였다. 그는 26회와 27회 때도 2년 연속 준우승을 추가하면서 이 대회를 자신의 거점(據點)화하는 데 성공했다.
흑 ▲가 전보 마지막 수. 예상했던 대로 백은 20의 큼지막한 ‘모자’를 씌운다. 허술하긴 하지만 공격 효과를 보려면 일단 퇴로부터 막는 게 급선무다. 21부터 25까지 근거를 마련하려는 흑과 포위망을 조여가는 백의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안성준은 24와 26 두 수에 23분을 투입하며 기선 제압에 온 힘을 쏟고 있다.
28로는 참고도 1로 2단 젖히는 것이 보통. 이후 6까지 예상되며 이것도 한 판이다. 백 28은 상변 흑을 좀 더 신랄하게 추궁하겠다는 의도. 이때 31이 현찰(실리)에 눈이 먼 과욕이었다. ‘가’로 호구쳐 좌변 약점을 보강한 뒤 백 32 때 ‘나’로 상변을 지켜야 했다. 백 32가 기분 좋은 선수(先手). 이 한 수의 두터움이 앞으로 두고두고 빛을 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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