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촌동네” 발언에 깔린 지독한 서울중심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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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이 부산을 '촌동네'로 여기는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8월 말 한국관광공사 홍보회의에서 '한국방문의 해' 기념 행사를 부산에서 추진한 것을 두고 "동네 행사하느냐"고 질책했다고 한다.
그는 한국방문의 해 부산 행사에 대해 "뭐야, 왜 거기서 한 거야, 동네 행사해?"라며 "지금 부산 깔아주는거야? 그것도 부산 촌동네, 그 시골에. 막 폭풍우 치는데 거기 내가 가봤더니, 바람 때문에 설치도 안돼"라고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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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이 부산을 ‘촌동네’로 여기는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8월 말 한국관광공사 홍보회의에서 ‘한국방문의 해’ 기념 행사를 부산에서 추진한 것을 두고 “동네 행사하느냐”고 질책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지방시대 선포식’에 참석해 “대한민국 전체 발전과 성장을 위해 서울과 부산이라는 두 개의 축이 작동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을 서울과 경쟁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려 나머지 지역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구석구석 여행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를 선도한다는 공기업 조직의 고위급 인사가 ‘서울 중심’ 시각에 갇혀 있다고 스스로 고백한 셈이다.
지난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녹취 음성 내용은 이 부사장의 지방에 대한 인식 수준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한국방문의 해 부산 행사에 대해 “뭐야, 왜 거기서 한 거야, 동네 행사해?”라며 “지금 부산 깔아주는거야? 그것도 부산 촌동네, 그 시골에. 막 폭풍우 치는데 거기 내가 가봤더니, 바람 때문에 설치도 안돼”라고 따져 물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던 한국방문의 해는 올해부터 재개됐다. 한국 관광 매력을 알리기 위한 ‘K-컬처 팝업’ 공간이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9일까지 부산 해운대에서 운영됐다. 이는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부산시와 문화체육관광부 및 한국관광공사가 협력한 사업이다. 윤 대통령이 나서서 범정부 차원에서 진행 중인 엑스포 유치 열기를 확산시킬 목적으로 부산에서 먼저 시작된 것이다. 이후 미국 뉴욕, 서울 여의도로 이어졌다. 이 부사장은 이를 ‘촌동네를 깔아주는 행사’로 치부했다. 엑스포도 부산에서 열리면 ‘시골행사’가 되는지 물을 판이다.
이 부사장은 녹취 음성을 자신의 목소리로 인정하고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이 부사장이 공사 강당 연단에 서서 마이크를 쥐고 직원들 앞에서 “저는 낙하산이잖아요. 낙하산” 이라고 한 영상도 공개됐다. 영상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유력 인사들과의 친분을 언급하는 발언도 담겨 있다. 이 부사장은 “노조에서 낙하산 인사는 물러나라고 해 인정할 테니 일하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야당 주장처럼 ‘부정 채용을 고백한 양심선언’이라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서울 출신의 이 부사장은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상임자문위원을 담당한 바 있다. 야당은 이 부사장이 “권력층 인맥을 과시하고 핵심 실세처럼 행세했다”고 지적하고 사퇴를 촉구했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은 “지역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라며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겠다고 하는데 부산도 ‘촌동네’로 보는 인사가 우리나라 관광 발전을 책임진 공기업 고위직으로 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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