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번엔 까마귀…부산 반도체단지 정전 대책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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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에서 까마귀가 전선을 쪼아 지난 19일 또 정전사고가 났다.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교통사고와 차단막 설치 공사로 세 차례 정전이 발생한 것을 포함하면 1년여 만에 각종 원인으로 4차례나 정전사고가 빚어진 것이다.
또한 조류로 인한 정전이 자주 발생하는 점을 감안해 전신주 관련 사고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
앞선 3차례 정전 피해 대책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는 사이 정전이 재발하면서 시가 질타를 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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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에서 까마귀가 전선을 쪼아 지난 19일 또 정전사고가 났다.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교통사고와 차단막 설치 공사로 세 차례 정전이 발생한 것을 포함하면 1년여 만에 각종 원인으로 4차례나 정전사고가 빚어진 것이다. 한국전력 기장지사는 지난 19일 낮 12시18분 의과학산단 내 채석장에 설치된 전신주에서 까마귀가 전선을 지지하는 피뢰기를 쪼아 1분30초가량 정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채석장은 임시 전기를 사용하려고 10여 개 전신주를 지상에 설치했다. 인근 전력반도체 기업 개폐기에서 전기를 끌어다 쓰다 보니 정전 사태가 인근 기업으로 확산한 것이다.
이번 사고는 앞선 3차례 정전사고를 겪고도 이를 예방하지 못한 시의 책임이 크다. 가뜩이나 외부오염원에 민감한 첨단업종인 반도체를 다루는 산단에 분진·소음 등을 야기하는 채석장이 있어 문제가 됐다. 또한 조류로 인한 정전이 자주 발생하는 점을 감안해 전신주 관련 사고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 앞선 3차례 정전 피해 대책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는 사이 정전이 재발하면서 시가 질타를 받는 이유다. 지난해 9월과 올해 3월 사고는 차량이 인도에 노출된 배전함을 들이받으면서 발생했다. 지난달에는 건물 신축공사를 하면서 땅속에 있는 전선을 건드려 정전 사태를 야기했다. 잇단 정전으로 기업들의 설비가 파손되고 생산하던 반도체 부품을 폐기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시나 기장군은 책임을 미루며 확실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전과 경찰 등은 산단 내 41기의 배전함을 옮기고 안전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결론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시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재원을 마련하지 못한 데다 배전함 이설만으로는 근본적 해결책이 없다며 대안을 찾고 있다. 그럼에도 입주업체는 잦은 정전으로 회사를 운영하기 힘들어 공장 이전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시는 지난 11일 서울에서 ‘수도권 투자 유치 설명회’를 열고 전력반도체 기업 3곳과 투자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홍보했다.
잇단 정전은 일반산단을 전력반도체 기업 단지로 용도를 바꾸면서 제대로 기반 시설을 갖추지 못한 탓이 크다. 애초 산단을 조성할 당시 기업마다 전용 선로를 깔아 전기를 사용해야 했다. 현재는 여러 업체가 공동으로 전기를 사용하다 보니 한 곳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입주 기업 모두 정전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기초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채 첨단업종 유치에만 급급한 결과다. 정부는 지난 7월 부산을 전력반도체 특화단지로 선정해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잇단 정전사고 소식을 듣고서도 반도체 기업이 부산으로 이전할 지 의문스럽다. 시가 오는 26일께 이성권 경제부시장이 주관하는 토의를 진행해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시는 입주 업체들이 요구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을 서두르는 등 특화산단 운영에 맞는 중·장기대책을 내놓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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