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우크라 예산’ 美 하원서 발목 묶인다
미 연방하원의 짐 조던(59·공화당) 법사위원장이 당내 반대로 20일(현지 시각) 하원의장 후보에서 사퇴했다.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 내분이 계속되는 한, 234년 미 의회 역사상 초유의 하원의장 공석 사태 또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군사 지원 등에 사용할 대규모 안보 예산안을 의회에 요청했지만, 의회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법안 처리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친(親)트럼프 강경파로 분류되는 조던은 스티브 스컬리스 공화당 원내대표가 강경파의 공개 반대에 하원의장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지난 11일 후보로 선출됐다. 그러나 그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세 차례 진행된 하원 본회의 투표에서 잇따라 의장 당선에 실패했다. 첫 투표에서는 공화당 의원 20명이 이탈했고, 2차 투표에서는 22명, 3차 투표에서는 25명이 반대표를 던지는 등 갈수록 득표 수가 줄었다. 결국 20일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조던의 하원의장 후보 자격 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비밀투표를 열었고, 찬성 86표와 반대 112표로 동료 의원 57%가 조던에게 후보직을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결과가 나왔다.
AP 등은 “공화당 내 중도파 의원들은 매카시 전 의장을 해임한 데다가 스컬리스 원내대표의 도전마저 막은 강경파 중 한 명인 조던이 의장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했다. 조던은 당내 표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후보로 지명돼 영광이었다”며 투표 결과를 수용했다.
의장 후보자 지명 절차부터 다시 거쳐야 하는 미 하원은 당분간 마비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의장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를 유력하게 고려하고 있는 의원은 톰 에머 공화당 하원 원내 수석 부대표를 비롯,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공화당 연구위원회 회장 케빈 헌(오클라호마) 의원과 조디 애링턴(텍사스) 의원 등 9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화당은 24일 의장 후보를 다시 뽑는다는 계획이지만, CNN은 “누가 후보로 선출되더라도 끝이 없는 당내 분란을 봉합하고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했다. 의장에 당선되려면 전체 의원 수(현원 433명)의 과반인 217표 이상이 필요한데, 공화당 221명 중 5명 이상이 반대하면 당선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한편 바이든은 이날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군사 지원, 팔레스타인 인도적 지원, 불법 이민자 통제를 위한 국경 강화, 중국 견제 등에 쓰게 될 1050억달러(약 142조원) 규모의 ‘2024 회계연도 긴급 추가 재정 지원안’을 의회에 요청했다. 예산안에는 우크라이나 지원액 614억달러(약 83조원)와,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지원액 143억달러(약 19조원), 팔레스타인 주민 등의 인도적 지원에 쓸 100억달러(약 13조6000억원)가 포함됐다. 이와 함께 불법 이민자 대량 유입을 통제하기 위한 남부 국경 관리 강화 비용과, 마약류인 펜타닐 밀반입 단속 비용 등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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