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대타 결승 홈런… NC 기선 제압

인천/강호철 기자 2023. 10. 2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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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플레이오프 1차전 SSG에 4대3

0-0으로 맞선 8회초 NC 공격. 서호철(27)이 유격수 앞 내야안타로 출루한 무사 1루 기회에서 희생번트가 실패했다. 1사 1루. NC 강인권 감독은 이때 ‘창단 멤버’ 김성욱(30)을 대타로 내세웠다. SSG 선발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35)는 그때까지 3안타 무실점. 완벽한 투구를 선보이고 있었다. 11년 차 고참인 그는 역대 준플레이오프에서 7타수 무안타. 올 시즌에도 대타로 나와서는 13타수 1안타를 기록하던 선수. 그러나 김성욱은 올 시즌 SSG전과 이날 경기가 펼쳐진 랜더스필드(문학구장)에서 강했다. SSG전(타율 0.375)과 문학구장(0.444)에서 성적은 시즌 전체(0.223)를 훨씬 웃돌았다. 그 과감한 선택은 기막히게 맞아떨어졌다. 그는 엘리아스 초구 체인지업을 그대로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겨버렸다. 이날 따라 각도가 예리했던 그 ‘마구’를 제물로 삼았다. 자신의 포스트시즌 3번째 홈런. 지난 2년간 상무에서 뒤늦게 군 복무를 마치고 올해 복귀한 그로선 뜻깊은 한 방이었다. 올해는 유난히 초구(0.438)에 강했는데 그 강점도 결정적인 순간에 빛을 발했다.

긴 침묵 깨트린 첫 득점 -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회초 대타로 나선 NC 김성욱이 SSG를 상대로 2점 홈런을 친 뒤 들어오면서 기뻐하고 있다. 김성욱은 이날 경기 MVP로 선정됐다. /박재만 스포츠조선 기자

2023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서 정규시즌 4위 팀 NC 다이노스가 3위 SSG 랜더스를 꺾고 1승을 먼저 따냈다. NC는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1차전에서 8회 대타 김성욱의 결승 2점 홈런, 9회 제이슨 마틴(28)과 서호철의 적시타를 앞세워 4대3으로 승리했다. 최근 9차례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에서 이긴 팀이 예외 없이 다음 단계(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23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치러질 2차전 선발투수는 송명기(NC)와 김광현(SSG)으로 예고됐다.

◇경기 MVP 김성욱 “무조건 치자”

이날 경기 MVP로 선정된 김성욱은 “언제나 대타로 나설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었다. 스트라이크 존 안에 들어오는 것은 무조건 치자는 생각으로 초구부터 과감하게 방망이를 휘둘렀는데 적중했다”고 했다. 김성욱은 2012년 입단한 창단 멤버다. 2016년과 2018년 두 자릿수 홈런을 친 바 있다. 올해는 주전보다는 대타, 대수비 요원으로 많이 뛰었다.

◇주루플레이로 승부에 쐐기

승부는 9회 한 번 더 요동을 쳤다. NC는 8회말 1점을 따라잡혀 2-1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상황에서 또 다른 ‘창단 멤버’ 박민우(30)가 우전안타로 나갔다. 희생번트로 2루까지 간 그는 1사 2루에서 과감하게 3루를 훔쳤다. 상대 투수 노경은(39) 주무기가 낙차 큰 포크볼이라 포수가 도루하는 주자를 잡기 쉽지 않다는 점을 역이용했다. 이어 마틴도 포크볼을 힘들이지 않고 침착하게 맞혀 전진수비를 펼친 SSG 1~2루 사이를 뚫었다. 3-1. 여기서 또 마틴마저 질세라 2루로 달렸다. 1사 2루. 이어 서호철이 우전 적시타로 뒤를 받쳐주며 순식간에 점수가 4-1로 벌어졌다. 지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타격전이 치열하던 8회 3차례 도루로 상대 투수 홍건희를 흔든 끝에 6점을 뽑아 승기를 잡은 장면이 다시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신민혁 역투, 이용찬은 또 불안

9회말 마무리 이용찬(34)이 마운드에 오르자 다소 긴장감이 오갔다. 지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9회 3실점하며 실망감을 안긴 그는 이번에도 첫 타자 한유섬(34)에게 우전안타, 다음 타자 하재훈(33)에게 좌월 2점 홈런을 맞으며 악몽을 재현하는 듯했다. 이제 점수는 4-3. 투수 교체가 이뤄지나 했으나 NC는 그대로 밀어붙였다. 이용찬은 그제야 각성한 듯 다음 세 타자를 모두 잡아내고 겨우 승리를 지켰다.

NC 선발 신민혁(24)은 올 시즌 SSG를 상대로 올해 평균자책점 6.57로 좋지 않았으나 강인권 감독은 “현재 컨디션이 좋다”며 데이터보다 감을 믿었다. 신민혁은 5와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티며 승리의 디딤돌을 놨다. 그는 “특별한 긴장감은 없었다”며 “공격적인 투구로 빨리 승부를 건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투수 3관왕 에릭 페디 등판을 3차전 이후로 미룬 데 대해 “90% 정도 회복돼 불펜 투구를 하는 단계지만, 본인이 아직 불안감이 있다고 해서 좀 더 지켜보고 등판 일정을 잡겠다”고 했다.

◇기회 번번이 못 살린 SSG

SSG는 선발 엘리아스가 150㎞ 안팎 빠른 볼과 예리한 변화구로 NC 타선을 7회까지 침묵시켰다. 4회를 빼곤 모두 삼자범퇴로 이닝을 처리했다. 하지만 8회 김성욱에게 한 방을 맞아 패전 멍에를 썼다. 타선은 3회와 4회 무사 1·2루를 살리지 못했고, 8회 1사 2·3루에서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김원형 SSG 감독은 “선수들 컨디션은 문제없어 보인다”며 반격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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