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칭다오 ‘소변맥주’ 논란
중국 산둥반도 남단에 위치한 칭다오(靑島)는 아름다운 해안 도시다. 독일인 선교사가 살해당한 사건을 빌미로 독일이 40년간 칭다오를 지배했다. 그 흔적으로 남은 것은 독일식 붉은 벽돌 건물과 맥주 제조 기술이다. 칭다오 맥주는 이곳의 맑고 풍부한 수자원과 세계 최고의 독일 맥주 양조법이 결합돼 1903년 탄생했다.
칭다오 맥주는 중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맥주다. 칭다오시는 1991년 8월 칭다오 국제맥주축제를 열기 시작했다. 축제는 유명해져 맥주 종주국인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에 맞먹는 명성을 누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칭다오 맥주의 인기가 대단하다. ‘양꼬치엔 칭다오’란 말이 유행할 정도로 친숙하다.
120년 역사를 자랑하는 칭다오 맥주에 먹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칭다오 맥주 생산공장의 원료에 방뇨하는 영상이 폭로된 것이다. 지난 19일 중국 SNS 웨이보에 칭다오 3공장에서 헬멧을 쓰고 작업복을 입은 한 남성이 담을 넘어 맥주원료인 맥아 보관 장소에 들어가 소변을 보는 것으로 보이는 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 관련 해시태그는 20일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올랐고, 소비자들의 원성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칭다오 맥주의 명성과 신뢰에 금이 갔다”며 진상 규명과 엄중 처벌을 요구했다. 공장 측은 “진상을 조사하고 있다”면서도 영상 조작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지 공안도 수사에 착수했다.
칭다오 맥주 한국 수입사는 입장문을 통해 “논란이 된 3공장은 중국 내수용 맥주만 생산한다”며 “국내 유통 맥주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찜찜해한다. 중국의 먹거리 위생은 이미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2021년 한 남성이 옷을 벗고 수조에 들어가 배추를 절이는 ‘알몸 김치’ 동영상이 파문을 일으켰다. 2020년 쓰촨의 유명 훠궈 음식점이 손님이 먹다 남긴 훠궈와 잔반을 모아 만든 일명 ‘구정물 식용유’를 추출해 재사용하다 적발된 사례도 있다.
식품안전 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 정부는 중국산 먹거리 수입을 철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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