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아침] 제물포구 제물포역
인천에 제물포구가 새로 생긴다.
인천시의 행정구역 통합·조정 계획에 따른 것이다. 행정안전부가 이를 받아들여 지난달 ‘인천시 제물포구·영종구·검단구 설치에 관한 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따라 법률안의 국회 본회의 의결 등 남은 절차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6년 7월1일 제물포구가 태어난다.
제물포구는 지금의 중구에서 영종·용유·무의도를 뺀 시내 전부와 동구를 합한 지역이다. 이 지역은 개항기 이후 같은 생활권인 인천의 원도심이며, 인구도 합쳐 11만명 정도이니 하나로 묶이는 것이 옳다.
‘제물포’라는 구 이름도 아주 적절하다.
제물포는 조선 초기 이래 지금의 중구 중앙동·항동 일대에 있던 작은 포구를 가리키는 이름이었다. 그것이 1883년 인천항 개항 이후 지금의 중구청 주변을 중심으로 중구·동구 일대를 가리키는 말이 된 것이기 때문이다. 1954년 자유공원 밑, 웃터골에 문을 연 제물포고가 ‘제물포’라는 이름을 쓴 것도 그래서였다.
이처럼 중구의 시내 지역과 동구를 합해 제물포구를 만드는 일은 어느 면에서든 문제될 것이 없다. 다만 하나 걸리는 것이 경인전철 제물포역이다.
지금 미추홀구 도화동에 있는 제물포역은 1963년 경인철도 ‘숭의역’이 이름을 바꾼 것이다.
왜 이렇게 이름을 바꿨는지는 관련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 알 수 없다. 아마 기차를 이용하는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인천에 왔음을 알려주려는 뜻이었을 것이다. 이전에 있었던 ‘축현역’의 사례로 이를 짐작할 수 있다. 1899년 경인철도 개통 당시 생긴 축현역은 그 뒤 ‘상인천역’을 거쳐 1955년 ‘동인천역’으로 이름을 바꿨다. 다른 지역 사람들이 축현역에 와도 인천인지 몰라 내리지 않고 종점인 인천역까지 가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었다고 당시 기록이 밝히고 있다.
숭의역도 같은 이유에서 이름을 바꿨을 것 같다. 역 이름에 ‘인천’이라는 말을 넣으면 좋겠지만 이미 ‘인천역’과 ‘동인천역’이 있으니 인천의 다른 이름으로 꽤 널리 알려진 제물포를 차선책으로 택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지금은 제물포역 주변이 제물포인 것처럼 돼버렸지만 진짜 제물포는 중·동구 일대다.
그동안은 이를 “그런 거지” 하고 그냥 넘겨 왔다. 하지만 제물포구가 생기면 제물포역이 미추홀구에 있다는 게 영 어울리지 않게 된다. 그렇다고 60년을 써온 이름 ‘제물포역’을 달리 바꾸자니 그것도 간단한 일은 아니다. 어떤 해결책이 있을지 이제는 시민들의 생각을 한번 모아 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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