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충이처럼 생긴 벌레 한강공원 등에서 출몰

박상현 기자 2023. 10. 2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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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충인 미국흰불나방 유충
/연합뉴스

도심 가로수와 농경지 과수목을 갉아먹는 여름철 대표적 해충인 ‘미국흰불나방’의 유충(幼蟲)이 기온 상승 여파로 10월까지 한강공원 등에 출몰하면서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22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미국흰불나방 유충은 몸길이 30㎜ 내외로 송충이와 닮았다. 유충으로 40~50일 정도 살면서 주로 활엽수 잎을 갉아먹는데 이때 도심 가로수와 농경지 과수목에 큰 피해를 준다. 이후 나무껍질 틈에 고치를 틀고 번데기가 된 후 12일이 지나면 나방이 돼 4~5일 정도 살다 죽는다.

우리나라에서 미국흰불나방은 한 해 두 차례, 주로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출몰한다. ‘5월 중순~6월 하순’(1세대), ‘7월 하순~8월 중순’(2세대)이 전성기다. 2세대는 1세대가 낳은 알이 부화한 것이다. 보통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진 나무껍질 틈에서 번데기로 겨울을 넘기는데, 올해는 9월 평균기온이 예년보다 1~2도가량 높은 날씨가 길어지면서 겨울잠을 자지 않고 부화해 ‘3세대’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산림과학원 조사 결과 미국흰불나방 2세대 성충에 의한 평균 피해율은 2021년 11.5%에서 올해 27.6%가 돼 2.4배로 증가했다. 이에 산림청에선 8월 말 미국흰불나방 발생 예보 단계를 1단계인 ‘관심’에서 3단계인 ‘경계’로 상향했다. ‘경계’는 외래·돌발 병해충이 2개 이상 시·군 등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거나 50㏊ 이상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 내려진다. ‘경계’가 발령된 것은 미국흰불나방이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1958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흰불나방은 활엽수 잎에 알을 무더기로 낳고 벌레집 안에서 숨어 활동하기 때문에 방제가 쉽지 않다. 한강공원의 경우 상수도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살충제 등 화학약품을 사용할 수도 없다. 이대로면 올해보다 내년에 미국흰불나방 유충 수가 많이 늘어나 피해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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