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안받는 버스 급증… 카드 안쓰는 노인들 난감
노인들은 전국 지자체가 도입 중인 ‘현금 없는 버스’ 정책에서도 소외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3월부터 현금 없는 버스 노선을 기존 18개에서 108개로 확대했다. 서울 금천구에 사는 장모(71)씨는 “현금이 있는데도 버스 기사가 요금을 받지 않아 다음 정거장에 내려서 무안했던 적이 있다”고 했다. 장씨는 “기사는 계좌 이체를 하라고 했지만, 은행에 안 가고 돈을 보낼 수 있나”라며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마치 문제 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고 했다.
대구 동구에 사는 박모(75)씨는 “시장을 보러 갈 때 매번 현금을 내고 버스를 타는데, 카드를 이용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겠더라”며 “딸에게 부탁하니 순식간에 해결됐다”고 했다. 박씨는 “젊은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일도 노인들은 도움을 받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했다.
현금 사용이 익숙한 노인들이 오랜 생활 습관을 바꾸는 건 어렵다고 한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주재숙(78)씨는 “현금을 받지 않는 버스는 잘 안 타는 편”이라며 “자녀의 도움을 받아 카드를 만들어봤지만, 까먹고 제때 충전하지 않으면 요금이 부족하다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서울시는 노인들이 현금 없는 버스에 적응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버스 내부와 정류장에 부착된 QR 코드를 이용해 모바일 교통 카드를 발급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이것이 어려운 노인분들은 사후에 계좌 이체를 하실 수 있도록 안내문을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지자체는 노인 버스 요금을 무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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