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한국, 사우디 최적 파트너"…21조 '오일머니' 잭팟(종합)

최동현 기자 나연준 기자 정지형 기자 2023. 10. 2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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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스마트팜·사이버 안보 등 '전방위 협력 확대'
작년 40조 투자 약속, 1년만에 60% 가시화…순방 계기 21조 추가 체결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1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한-사우디 회담 및 오찬을 마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11.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리야드·서울=뉴스1) 최동현 나연준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회담을 갖고 포스트 오일시대에 한국은 사우디의 '최적 파트너'라는 점에 공감하고, 양국 협력을 기존 에너지·건설 분야에서 첨단산업·관광·문화교류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외교관·관용 여권 사증 면제 협정'을 비롯해 수소·통계·식품 협력 등 5건의 협정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기업은 총 156억 달러(약 21조원) 규모의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야마마궁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47분간 한-사우디 회담을 갖고 양국 간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심화·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한-사우디 협력, 건설·에너지 넘어 스마트팜·사이버 안보로 확대

양 정상이 마주 앉은 것은 지난해 11월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후 11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회담에 앞서 국빈 예우에 따라 사우디 측 기마부대의 호위를 받으며 궁궐에 입장, 빈 살만 왕세자의 영접을 받는 공식 환대를 받았다.

앞서 사우디 측은 전날(21일) 윤 대통령 부부가 탑승한 공군 1호기가 영공에 진입하자 F-15 전투기 두 대를 띄워 호위 비행했으며, 공항부터 숙소까지 반경 50㎞ 거리 곳곳에 사우디 국기와 태극기를 교차 게양해 환대했다.

이번 회담은 '경제 협력'에 방점이 찍혔다. 양 정상은 지난해 11월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계기에 체결한 290억 달러(약 40조원) 규모 MOU의 후속조치와, 향후 양국 협력 분야를 관광·스마트팜·특허·해운·해양수산·통계·사이버안보·식약규제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포스트 오일 시대 한국은 사우디의 최적의 파트너로서 양국 관계가 전통적인 에너지, 건설 등의 분야에서 자동차, 선박도 함께 만드는 첨단산업 파트너십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라며 "관광, 문화교류 분야에서도 협력이 확대되어 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의 국가발전 전략인 '비전 2030' 중점 협력 국가인 한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며 "윤 대통령과 더욱 자주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양 정상은 지난해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체결된 40조원 규모의 MOU가 구체적인 성과를 맺고 있는 점도 평가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11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290억 달러 중 약 60%(약 174억 달러) 이상이 구체적인 사업으로 가시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이후 에쓰오일(S-Oil)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 개최(9조3000억원), 벤처 투자를 위한 1억6000만 달러(약 2165억) 규모 공동펀드 조성 등이 있었으며, 이번 순방을 계기로 중소기업의 사우디 진출을 지원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리야드가 개소하는 등 실질적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올해 6월 현대건설이 석유화학 플랜트를 건설하는 '아미랄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은 사우디 건설 진출 50주년을 기념하는 큰 성과"라며 네옴, 키디야, 홍해 등 메가 프로젝트에도 우리 기업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왕세자와 사우디 정부의 관심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국제 원유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한 현 상황에서 에너지 시장의 핵심 국가이자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가 시장안정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 등 중동 안보 정세도 거론됐다. 양 정상은 현재 이스라엘-하마스 간 무력 충돌로 불안정이 가중되고 있는 중동 정세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도 인도적 지원 등 필요한 협력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을 마친 후 단독 환담을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11.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지난해 40조 투자, 1년 만 60% 가시화…21조 MOU 추가 체결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회담을 마친 뒤 국빈 오찬을 함께하며 친교 시간을 이어갔다. 양 정상은 46시간에 걸친 오찬에서 양국의 산업·사회·문화·관광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친밀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주고받았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오찬 후에는 양 정상 임석 하에 △외교관·관용 여권 소지자에 대한 사증 면제 협정 △한-사우디 전략파트너십 위원회 설립에 관한 MOU △수소 오아시스 협력 이니셔티브 △통계분야 협력에 관한 이행 프로그램 △식품 및 의료제품 분야 협력에 관한 MOU 등 1건의 협약과 4건의 MOU이 체결됐다.

한편 윤 대통령의 이번 사우디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 정부와 기업은 총 156억 달러 규모의 MOU 51건을 추가 체결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사우디 측과 맺은 MOU 규모는 지난해 290억 달러에 더해 446억 달러(약 60조3500억원)로 늘게 됐다.

삼성물산은 사우디 국부펀드와 45억 달러 규모의 네옴, 옥사곤 모듈러 시장을 겨냥한 공동사업협약서를, 한국전력은 7억 달러 규모의 사파니야 열병합 사업 입찰 참여를 위한 MOU를 체결한다. 산업용밸브를 제조하는 비엠티도 2200만 달러 규모의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우리 중소기업의 사우디 진출을 지원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도 사우디에 문을 연다.

특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석유공사는 아람코와 '원유공동비축계약'을 체결한다. 오는 2028년까지 53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울산 비축기지에 저장·판매하고, 국내 석유 수급 비상시에 비축된 아람코 원유를 우선 구매할 수 있는 권리와 5년간의 임대 대여 수익을 보장받는 내용이 핵심이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이번 순방 계기에 우리 기업들은 투자포럼과 건설 협력 50주년 기념식 등의 행사에서 156억 불 이상의 수출·수주에 대한 51건의 MOU와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며 "원화로 21조원 규모로서 지난 290억 달러 MOU에 추가되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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