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출신 허진석 한체대 교수 ‘농구인 김영기’ 출간… ‘김영기는 한국농구의 역사적 인물’

김경호 기자 2023. 10. 2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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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인 김영기 표지. |글누림 출판사



농구 전문기자 출신 허진석 한국체육대 교수가 ‘농구인 김영기’를 출간했다.

허 교수는 1994년 ‘농구 코트의 젊은 영웅들’을 출간한 이후 ‘농구 코트의 젊은 영웅들 2’(1996), ‘길거리 농구 핸드북’(1997), ‘아메리칸 바스켓볼’(2013), ‘우리 아버지 시대의 마이클 조던, 득점기계 신동파’(2014), ‘맘보 김인건’(2017), ‘바스켓볼 다이어리’(2021)를 잇따라 펴내 한국 현대 농구사를 다시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 교수는 이 책에서 김영기 전 한국농구연맹(KBL) 총재를 박신자와 더불어 광복 이후 우리나라 남녀농구의 한 시대를 갈음할 수 있는 역사적 인물로 지목했다. 김 전 총재가 은퇴 직후인 1966년 출간한 자전적 에세이집 ‘갈채와의 밀어’와 2004년 중앙일보에 연재한 회고록을 바탕으로 각종 기록을 세심히 검토하면서 역사적 사실과 맥락을 두루 살피고 있다.

김영기는 한국 남자농구 역사상 광복 이후 등장한 첫 대중스타로서 국내외의 인정을 받았으며 스포츠팬은 물론 대중의 신뢰를 얻었다. 김영기는 한국농구의 기술 수준이 향상되기 이전에 농구에 입문했으나 미국인 코치 존 번의 짧은 지도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자기 발전의 기회로 삼았다.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기술을 스스로 개발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훈련하여 매우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확보함으로써 국제적인 경쟁력을 발휘한 드문 사례에 속한다. 그는 1956년 멜버른 올림픽과 1964년 도쿄 올림픽, 1964년 프리올림픽에서 세계 유수의 팀과 선수를 상대하며 뛰어난 기량으로 명성을 얻었다. 한국 남자농구는 김영기가 프리 올림픽에서 크게 활약한 데 힘입어 1964년 도쿄 올림픽 출전 자격을 획득했다.

국제무대에서 빛난 김영기의 경기력은 탁월한 개인기라는 특징으로 요약된다. 김영기는 트위스트 슛, 원 핸드 슛, 빠르고 다양한 드리블을 누구의 가르침도 없이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익혀 자유롭게 사용하였다. 그는 자신이 목표로 하는 기술을 몸이 익히기 위해 훈련 방법도 스스로 개발해 적용하였다. 그를 통하여 뛰어난 지도자의 자극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선수의 발전에 있어 물리적 자질 외에 선명한 목표의식과 창의력이 뒷받침 되어야 함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남자농구는 1967년 도쿄 유니버시아드 준우승, 1970년 세계남자농구선수권대회 11위 등 짧게나마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발휘한 사례가 있다. 김영기가 온 생애를 던져 관철한 창의와 도전, 개인적 분발과 성취의 기억은 훌륭한 본보기이자 교훈으로 긴 여운을 남긴다.

김영기는 은퇴 후 방송해설자와 코치로서도 능력을 발휘했다. 특히 1969년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와 1970년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한국을 아시아 정상으로 이끌었다. 1970년 세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11위는 한국의 역대 최고 성적으로 남아 있다. 김영기가 지도한 국가대표선수들은 김인건, 신동파, 김영일, 이인표 등 그의 대표선수 경력 후반기에 함께 활약한 후배들이 주축이었다. 그의 유산은 김인건, 이인표, 방열, 신동파 등으로 이어졌고 이들은 훗날 농구지도자가 되어 한국 남녀농구의 중심인물로 활약했다. 그러므로 김영기의 영향력은 세기를 넘어 2000년대까지 이어졌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김영기는 인기있는 스포츠 스타의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의 존경과 신뢰를 받는 유명인사로서 바람직한 일면을 제시하였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한국의 체육인이 폭증하고 한국 스포츠가 대중적인 문화산업으로 성장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요구받기에 이른 현실을 감안하면 김영기의 선구자적 업적과 그가 남긴 정신적 유산의 발전적 계승이 필요하다.

글누림 출판사간, 308쪽, 2만 4000원.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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