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미래 좀먹는 '청소년 불법 도박' 심각...단속 실효성은 '의문'
복제 사이트 개설은 약 48시간, 불법 도박사이트 신고·차단 행정 처리 절차는 1개월
단속 실효성 높이는 제도적 장치 마련 시급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국가의 미래를 좀먹는 청소년 불법도박이 사회적 문제로 심각성을 더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까지 나서서 범정부차원의 대응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IT기술의 발달로 갈수록 첨단화되는 불법사이트 개설에 비해 단속의 실효성은 떨어져 시대 흐름에 맞는 제도적 장치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청소년을 상대로 한 불법도박 개장은 국가의 미래를 좀먹는 악질 범죄"라며 법무부를 주축으로 한 ‘범부처 대응팀’ 출범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내년 3월 31일까지 6개월 동안 청소년을 유혹하는 온라인 도박사이트 및 광고매체와 청소년 도박에 대한 특별단속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은 인터넷, 스마트폰을 주요 커뮤니케이션 방법으로 활용하는 청소년들의 심리를 악용하여 SNS 등을 통한 무분별한 광고로 청소년들에게 ‘불법도박’이 아닌 ‘게임’이라는 인식으로 유도하며 마수를 뻗치고 있다. 청소년 불법도박 문제가 더욱 심각한 이유는 불법도박으로 인한 빚을 갚기 위해 학원 폭력, 절도 및 보이스피싱 등 2차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하 예치원)에서 전국 초중고 학생 18,444명 및 학교 밖 청소년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도박 경험 조사결과 재학 중 청소년 도박문제 위험집단은 4.8%로 100명 중 5명, 학교 밖 청소년의 경우 12.6%가 도박 문제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박에 빠지는 청소년들 평균 연령대도 낮아지고 도박중독 관련 상담 건수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예치원의 ‘2022년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불법도박으로 검거된 만 14~19세 청소년은 2017년부터 2022년 6월까지 268명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도박 청소년의 평균 연령도 2017년 18.2세에서 2022년 7월 17.6세로 낮아지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음이 확인됐다.
또한, 재학 중 청소년을 기준으로 도박을 처음 경험한 나이는 평균 11.3세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불법도박 이용 청소년 상담 건수도 매해 늘어나 2014년 대비 2022년 8월 기준으로 약 16배가 늘어난 상황이다. 불법 도박 이용 청소년 상담 건수는 2014년 대비 16배 급증했다.
이처럼 갈수록 연령이 낮아지고 있는 청소년의 불법 도박과 2차 범죄를 유발하는 사회적 환경에도 불구하고 단속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어 불법스포츠도박 단속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불법도박사이트 운영자가 복제 사이트를 개설하는 데는 약 48시간 이내의 시간이 필요한 것에 반해 불법 도박사이트 신고·차단 등의 행정 처리 절차는 약 1개월 이상이 걸려 사이트 차단 실효성이 한계에 봉착한 상태다. 신속한 차단(전자 심의제도 도입 등)을 통한 불법스포츠도박의 근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방식을 조속히 변경할 필요가 있는 데도 관련 법안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현재, 전자심의를 통한 신속 차단 법안인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성일종의원, 조명희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이 국회 해당 상임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계류 중에 있다.
교육부-경찰청-사감위 주도의 불법스포츠도박 근절활동 추진도 필요하다. 사행사업자가 불법스포츠도박으로부터 청소년 보호를 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범 정부차원의 강력한 근절활동을 펼쳐야 한다. 또한 불법스포츠도박 운영자에 대한 수사 인센티브를 강화해야한다.
불법스포츠도박 수사에 대한 인사고과가 상대적으로 낮아 어떤 경우에서는 후순위로 밀리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검토되고 있는 제도개선방안은 도박 예방교육 의무화 및 교직원 대상 직무연수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국회 및 정부부처를 중심으로한 종합대책이 시급히 필요한 대목이다.
skp2002@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Copyright © 더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르포] "기사 터질 때부터 난리"…남현희·전청조 논란에 조용했던 강화도 '술렁'
- [이태원 참사 그후 1년①] 트라우마 치료 갈수록 감소…"정부 불신에 발길 돌려"
- 홍성 한우농가에서도 럼피스킨병 확진…18곳으로 늘어
- 지드래곤, 12년만 또 마약…솔로 컴백·빅뱅 완전체 물 건너갔다[TF초점]
- 불 붙는 '이준석·유승민, 신당 창당설'…파급력은?
- 변우석·위하준·김영광…안방 점령한 섹시 빌런들[TF프리즘]
- [김병헌의 체인지] 尹대통령 '반성' 모드, 민주당 '민생'도 화답하라
- 기아, 'EV 인증중고차'서 얻은 데이터·기술 신차에 녹인다
- [2023 TMA] '형들이 미안' 싸이커스 고개 떨군 이유는? (영상)
- 한국투자증권 정일문 오늘(26일) 국감 출석…6연임 방해물 맞닥뜨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