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철부터 신민혁·김성욱까지…예상 못한 영웅들 활약에 가을 깊어질수록 더 강해지는 공룡군단 [준PO]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3. 10. 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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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전 꼴찌후보로 분류됐다. 그러나 이를 비웃듯이 가을야구 티켓을 거머쥐었고,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예상치 못한 영웅들의 활약이 나오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공룡군단’ NC 다이노스의 이야기다.

NC는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랜더스와의 2023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4-3으로 이겼다.

이로써 NC는 2위 KT위즈(79승 3무 62패)가 기다리고 있는 플레이오프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됐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87.5%(32회 중 28회)에 달한다.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전고를 울린 NC 선수단. 사진(인천)=천정환 기자
포스트시즌 들어 NC는 거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진(인천)=천정환 기자
이미 엄청난 성과다. NC는 개막 전 양의지, 노진혁, 원종현 등이 자유계약(FA)을 통해 각각 두산, 롯데 자이언츠, 키움 히어로즈 등으로 떠나며 유력한 최하위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시즌 내내 주축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으나, 악착같이 상위권에서 버텨냈다.

아쉽게 막판 3위 경쟁에서 SSG(76승 3무 65패)에 한 발 처지며 4위(75승 2무 67패)로 정규리그를 마감한 NC. 하지만 이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1승의 이점을 안고 시작한 5위 두산(74승 2무 58패)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차전을 14-9 완승으로 장식하며 단 한 경기만에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특히 이 경기에서는 서호철과 김주원, 김형준 등 가을야구 데뷔전을 치른 선수들이 맹활약해 많은 눈길을 끌기도 했다. 먼저 서호철은 NC가 0-3으로 뒤지던 4회말 벼락같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만루포를 작렬시켰다. 이어 7회말 1사 만루에서도 다시 한 번 2타점 좌전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며 이날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만루포와 6타점을 올린 것은 모두 서호철이 역대 최초다.

김주원의 존재감도 빛났다. 두산의 공격이 거세던 경기 초반 그는 무수한 호수비로 안타를 막고, 아웃카운트를 늘리며 흐름이 넘어가는 것을 막았다. 타석에서도 4타수 2안타 2타점을 작성, 알토란 같은 역할을 잘 해내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안방마님 김형준의 수훈도 빼놓을 수 없다. 4회말 만루홈런을 친 서호철의 후속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그는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솔로포를 쏘아올리며 연속 타자 홈런을 합작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연속 타자 홈런이 나온 것도 이번이 처음. 안정적인 투수 리드 및 날카로운 저지를 선보이던 그는 또한 8회말에는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좌월 쐐기 3점포도 쏘아올렸다.

NC 서호철이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만루포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여러차례 호수비를 선보인 NC 김주원. 사진=NC 제공
김형준 역시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NC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예상치 못한 영웅들이 NC의 승전보를 적었다. 시작은 가을야구 데뷔전을 가진 선발투수 신민혁이었다. 2018년 2차 5라운드 전체 49번으로 NC의 지명을 받은 그는 지난해까지 73경기(선발 55번)에서 15승 18패 평균자책점 4.66을 올린 우완투수다.

다만 신민혁은 올 시즌에는 29경기(122이닝)에서 5승 5패 평균자책점 3.98에 그쳤다. 시즌 중반에는 퓨처스(2군)리그에 다녀오기도 하는 등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정규리그 마지막 등판이었던 1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5이닝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선보였지만, 올해 SSG를 상대로 한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57로 고전했기 때문에 이날도 어려운 경기가 전망됐다.

그러나 신민혁은 이러한 예상을 비웃듯 5.2이닝 4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선보이며 NC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3회말과 4회말에는 각각 1사 1, 2루, 무사 1, 2루에서 봉착했으나, 후속타자들을 잘 봉쇄하며 실점을 막았다.

타선에서는 단연 김성욱의 수훈이 빛났다. 2012년 3라운드 전체 32순위로 NC의 지명을 받은 김성욱은 박민우(내야수), 이민호(투수)와 더불어 NC의 마지막 원년 지명 멤버 중 하나다. 그럼에도 그는 2020년까지 통산 740경기에서 타율 0.247(1628타수 402안타) 55홈런 217타점 48도루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후 김성욱은 2021~2022년 군복무를 마치고 올 시즌 돌아왔지만 93경기 출전에 타율 0.223(179타수 40안타) 6홈런 16타점에 그쳤다.

그랬던 그는 이날 결정적인 순간 빛났다.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8회초 1사 1루에서 등장해 호투를 선보이던 SSG 선발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초구 139km 체인지업을 호쾌한 스윙으로 받아 쳐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20m의 선제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8번째이자 포스트시즌 28번째 대타 홈런이 나온 순간이었다.

김성욱의 이 홈런으로 흐름을 가져온 NC는 이후 8회말 최정의 좌익수 방면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더 내줬으나, 9회초 제이슨 마틴과 서호철의 1타점 적시타로 승기를 굳혔다. 9회말에는 마무리 이용찬이 2실점했지만, 승부와는 무관했다.

이처럼 가을이 깊어질수록 NC에서는 예상치 못한 영웅들이 속속 나와 상승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과연 앞으로 있을 잔여 시리즈 경기에서는 누가 새 영웅으로 등장해 공룡군단의 쾌속 질주를 이끌 수 있을까. 야구 팬들의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쾌투로 NC의 승리를 이끈 신민혁. 사진(인천)=천정환 기자
김성욱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결승 2점 아치를 그렸다. 사진(인천)=천정환 기자
[인천=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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