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POINT] 골 잘 넣고 싸워주는 공격수, 울버햄튼에 꼭 필요했다...그게 바로 황희찬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울버햄튼엔 황희찬 같은 선수가 필요했다. 황희찬은 울버햄튼 반등에 중심이 되고 있다.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21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본머스에 위치한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9라운드에서 본머스에 2-1로 역전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울버햄튼은 3승 2무 4패(승점 11)로 리그 13위에, 본머스는 3무 6패(승점 3)로 리그 19위에 위치하게 됐다.
황희찬이 선발 출전했다. 황희찬은 벌써 PL에서만 5골을 터트렸다. 2라운드 브라이튼전을 시작으로 골을 터트린 황희찬은 4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전, 5라운드 리버풀전에서 연이어 골 맛을 봤다. 입스위치 타운과의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과 경기에서도 득점을 터트렸다. 계속 골을 기록했는데 득점을 하는 경기마다 패해 아쉬움을 삼켰다.
맨체스터 시티전에선 달랐다. 울버햄튼은 라인을 완전히 내리고 수비를 하다가 페드로 네투를 활용한 역습을 펼쳤다. 전반 12분 네투가 우측면을 허문 뒤 넓은 공간을 빠르게 달려 페널티 박스까지 침투했고, 내준 컷백이 후벵 디아스에 맞고 그대로 선제골로 이어졌다. 디아스 자책골로 리드를 잡은 울버햄튼은 수비를 더욱 철저히 했고 맨시티는 고전했다. 훌리안 알바레스가 후반 13분 프리킥 득점을 통해 원점을 만들었다.
황희찬이 추가골을 넣었다. 후반 21분 우측면에서 넬송 세메두가 올린 크로스를 마누엘 아칸지가 머리로 걷어냈다. 뒤로 흐른 공을 황희찬이 곧바로 슈팅했지만 카일 워커가 몸으로 막아냈다. 공교롭게 이 공은 마테우스 쿠냐에게 향했고, 곧바로 황희찬에게 패스를 보냈다. 이를 가볍게 마무리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결과는 울버햄튼의 2-1 승리로 종료됐다.
불안함이 컸는데 황희찬은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브라이튼전 시즌 첫 골을 기록했다. 팰리스를 상대로도 골을 기록했고 리버풀전에서도 골 맛을 봤다. 황희찬이 골을 넣어도 울버햄튼은 패해, 빛이 바래던 황희찬 득점력은 맨시티전 드디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빌라전에서도 득점을 터트렸다. 네투 도움을 받아 골을 기록했다. 황희찬 득점을 지킨 울버햄튼은 한 명이 없는 상황에도 승점 1점(1-1 무승부)을 얻었다. 울버햄튼 역사상 홈 5경기에서 연속 득점을 올린 선수는 황희찬이 유일했다. 그러면서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PL) 득점 공동 4위에 올랐다.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자로드 보웬(웨스트햄), 그리고 황희찬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나란히 5골을 터트렸다. 입스위치전까지 더하면 6골이다.
지난 시즌과 대조하면 황희찬의 득점력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알 수 있다. 지난 시즌 황희찬은 초반 주전에서 밀리더니 부상으로 인해 고생했다. 위기를 맞은 황희찬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활약을 통해 만회를 했다. PL 27경기에 출전했는데 선발은 12경기였고 3골에 그쳤다. 선발 횟수, 득점 모두 줄었다. 이번 시즌엔 반대로 더 좋아져 PL 공격수 중 가장 좋은 득점력을 보이는 선수로 떠올랐다. PL 사무국은 황희찬이 골 전환율 1위라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영국 '익스프레스 앤 스타'는 "황희찬은 올 시즌 정말 훌륭하다. 활동량과 공이 없는 상황에서 얼마나 잘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감독에게 신뢰감을 주는 선수다. 지난 시즌 정말 고군분투했는데 올 시즌엔 달라졌다. 득점을 한 뒤 자신감이 높아졌고 플레이는 만능이 됐다. 공을 잘 다루고 안쪽으로 들어가며 속임수를 펼치기도 한다. 울버햄튼을 구하고 전환을 할 때 영향력이 컸다. 입단 후 최고 활약이다"고 했다.
[본머스전도 골은 없지만 맹활약]
황희찬은 본머스전에도 선발 출전했다. 본머스가 먼저 웃었다. 전반 17분 빌링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내준 땅볼 크로스를 솔랑케가 문전에서 뒤꿈치로 방향을 바꾸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울버햄튼이 후반 초반 곧바로 스코어의 균형을 맞췄다. 후반 2분 네투가 우측에서 중앙으로 이동한 뒤 전방으로 패스를 보냈다. 이를 쿠냐가 잡지 않고 그대로 슈팅해 동점골을 만들었다.
본머스에 변수가 발생했다. 후반 8분 황희찬이 드리블하는 과정에서 쿡이 뒤에서 발을 걸었다. 이에 분노한 황희찬이 쿡에게 강하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쿡이 황희찬을 향해 박치기를 했다. 주심은 곧바로 쿡을 향해 다이렉트 퇴장을 꺼내 들었다. 울버햄튼이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30분 고메스를 빼고 사라비아를 투입했다. 후반 37분엔 쿠냐를 대신해 칼라이지치를 넣었다.
울버햄튼이 승부를 뒤집었다. 후반 43분 본머스의 빌드업을 가로 챈 울버햄튼이 빠르게 공격을 전개했다. 황희찬이 공을 잡아낸 뒤 곧바로 쇄도하던 칼라이지치에게 패스를 보냈고, 이를 칼라이지치가 마무리하며 역전에 성공하게 됐다. 결국 경기는 울버햄튼이 2-1로 승리하며 종료됐다.
이날 풀타임을 소화한 황희찬은 상대 퇴장 유도와 결승골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축구통계매체 '소파 스코어' 기준 황희찬은 1도움, 슈팅 3회, 드리블 시도 2회(2회 성공), 빅 찬스 미스 2회, 볼 터치 48회, 패스 성공률 77%, 키 패스 3회, 그라운드 경합 6회(5회 성공), 공중볼 경합 2회(1회 성공) 등을 기록했다. 매체는 평점 7.4점을 주며 팀 내 5번째로 높은 평가를 내렸다.
특히 황희찬이 퇴장을 유도한 장면은 이날 경기의 향방을 가르는 매우 중요한 장면이었다. 경기 종료 후 오닐 감독은 "우리에겐 정말 큰 승리다. 매우 힘들었고, 내 생각에 우리가 치른 경기 중 가장 힘든 경기였다. 우리가 생각한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 우리가 훈련에서 노력한 결과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나는 쿡을 알고 있다. 그는 훌륭한 사람이자 재능 있는 축구 선수다. 그래서 더욱 놀랐다"라며 퇴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반면 본머스의 아라올라 감독은 "우리는 공격을 아주 잘했고, 잘하고 있었다. 하지만 쿡의 퇴장 이후 모든 것이 훨씬 어려워졌다. 10명의 선수가 있어도 최선을 다했지만 마지막에 실수를 범했다"며 아쉬움을 삼켰다. 황희찬 퇴장 유도가 결정적 역할을 한 걸 알 수 있다.
영국 '버밍엄 라이브'는 "황희찬은 쿡의 반응을 유도하면서 본머스를 10명으로 만들었다. 칼라이지치에게 마법 같은 순간을 제공하기도 했다"고 평점 7점을 부여했다.
[황희찬은 이제 울버햄튼 에이스]
울버햄튼은 브루노 라즈 감독 때부터 지지부진한 경기력으로 유명했다. 승점을 잘 얻을 때에도 경기 내용은 답답했다. 특히 공격이 부진했다. 훌렌 로페테기 감독 때는 나아졌으나 답답한 모습은 지속됐다. 오닐 감독 아래에서도 비슷했는데 황희찬이 네투와 함께 차이를 만들어주고 있다. 싸워주고 적극적인 선수가 울버햄튼 공격에 필요했는데 황희찬이 그 역할을 해주고 있다.
공격 포인트까지 잘 올리며 기대치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울버햄튼은 황희찬을 앞세워 반등에 성공해 12위까지 올라갔다. 시즌 초반만 해도 울버햄튼은 강등권 언저리였다. 앞으로도 울버햄튼은 황희찬 활약을 기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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