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죽이느냐 죽느냐 문제"… 가자 '전면침공' 임박
23년만에 전투기로 서안 공습
외신 "특공대, 인질 구출 준비"
이란 "학살 안멈추면 통제불능"
'미국·이란 대리전' 조짐도
보름을 넘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일촉즉발' 상황이다. 외신들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침공'도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직접 "죽이느냐, 죽느냐의 문제"라며 가자전쟁에 대한 사생결단의 의지를 드러냈고,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지휘부들을 잇달아 제거하고 최정예 특공대가 인질 구출 작전을 준비하는 등 전면전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쏟아지고 있다.
이란도 미국과 이스라엘을 겨냥해 "가자지구 학살을 멈추지 않으면 중동은 통제 불능이 될 것"이라며 날 선 경고를 던지는 등 중동 분쟁이 강대강의 대결로 치닫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에게 연설하면서 "헤즈볼라가 전쟁에 완전히 개입하기로 결정할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겨냥했다. 그는 "가자전쟁은 이스라엘에 '죽이느냐, 죽느냐'의 문제"라며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인다면 레바논에 상상할 수 없는 파괴를 부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북부 지역 자국민과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전투기로 하마스 무장세력과 서안 지역을 공습하는 등 지상전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는 모양새다. 이날 오전 이스라엘군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 생중계를 통해 이스라엘 북부 지역 주민들과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대피하라고 안내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모든 가자지구 주민에게 이스라엘군 명의로 "당장 남부로 떠나지 않으면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겠다"는 전단지와 음성메시지가 전해졌다고 보도했지만, 이스라엘군은 단순 대피 안내였다며 부인했다. 현지 매체인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군이 '전투 확대 계획'을 승인했으며 조만간 가자지구 지상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마스와 연계된 언론기관 사파(Safa)통신을 인용해 이스라엘 공격에 앞장섰던 하마스 군사조직인 알카삼 여단의 현장 지휘관 탈랄 알힌디가 이스라엘군 공습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21일 밤새 가자지구 전역의 목표물을 비롯해 시리아 수도와 국제공항, 서안 지역까지 광범위한 공습을 퍼부었다. 이스라엘이 전투기를 동원해 서안을 공습한 것은 2000년 시작된 제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주민의 대이스라엘 저항운동) 이후 처음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관할하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하마스 관련자 450명을 포함해 '지명수배된 팔레스타인인' 600여 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미국과 영국 언론들은 이 조치가 '가자지구 전면 침공 직전 단계'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스라엘 최정예 특공대가 지상전 여부의 최대 변수인 인질 구출 작전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는 보도도 나왔다. 외신들은 팔레스타인 테러단체 진압에 앞장서온 '사예레트 마트칼'이 인질 구출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하마스에 억류됐다고 알려진 인질 212명이 '하마스 터널'이라 불리는 땅굴 곳곳에 흩어졌을 가능성이 높아 구출 작전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개입에도 굴하지 않고 이스라엘 대 헤즈볼라·이란의 확전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앞서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지상전 연기를 논의하는 한편 21일 이란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견제하기 위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배치하고 병력 증파 준비에 나섰다. 이스라엘의 전면전 준비와 미국의 개입 확대에 이란도 확전을 경고하고 나섰다. 22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과 그 대리인(이스라엘)에게 경고한다"며 "만약 이들이 가자지구에서 반인륜 범죄와 대량학살을 즉각 멈추지 않는다면 그 어느 순간에 어떤 일이라도 벌어질 수 있으며, 중동은 통제 불능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동 분쟁으로 금융시장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트로이온스당 2009.2달러까지 치솟으며 지난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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