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 하나 된 우리…'오스만투스 내음' 가득했던 장애인AG

가을마다 항저우 가득 채우는 오스만투스 꽃으로 개회식 꾸며
살구·복숭아와 비슷한 향…장애인·비장애인 모두 '후각' 공유

(항저우=연합뉴스) 설하은 기자·항저우 공동 취재단 = '오스만투스'의 향연이었다.

22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성도 항저우시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개회식이 열렸다.

이번 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1년 연기되면서 2018년 인도네시아 대회 이후 5년 만에 열렸다.

개회식 테마는 식물 '오스만투스'였다.

오스만투스는 항저우의 상징과도 같다.

서양에서는 귀한 꽃으로 통하지만, 가을이 되면 항저우 전체가 오스만투스 꽃으로 뒤덮여 항저우의 관광 상품으로 오스만투스 투어가 있을 정도다.

중국 고대 문헌에도 기록된 오스만투스 꽃은 흰색 꽃을 피우고 살구·복숭아와 비슷한 향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직위는 오스만투스 꽃이 항저우의 매력을 상징하며, 오스만투스 나무는 생명력과 활기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오스만투스 꽃으로 만든 화관은 그간 고된 훈련을 겪어낸 장애인 선수들의 성취를 의미한다.

개회식이 시작되자 오스만투스 나무가 경기장 전체를 둘러쌌다.

이후에는 22개의 거대한 황금색 오스만투스 꽃 화관이 공중에 둥글게 자리 잡고 무대를 환하게 비췄다.

황금빛으로 뒤덮인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는 오스만투스 꽃내음도 함께 퍼졌다.

조직위는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인 만큼 감각 자극에 초점을 뒀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장애물 없이 공유할 수 있는 오감 중 하나가 '후각'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오스만투스가 본무대를 가득 채우자, 살구 또는 복숭아 향기와 비슷한 오스만투스 꽃의 향기 또한 관중석까지 퍼져 스타디움 전체를 가득 메웠다.

'당신의 마음을 끌다'라는 꽃말을 가진 오스만투스를 앞세워 그 어떤 불편한 곳이 있는 누구라도 '향기'로 하나 된 마음을 공유할 수 있다는 의미를 되새겼다.

또 '마음이 통하면, 미래가 열린다'는 뜻의 대회 슬로건 '하츠 미트, 드림스 샤인'(Heart Meet, Dreams Shine)은 모든 이들을 환영하고, 승리를 꿈꾼다는 의미를 담았다.

황금빛 오스만투스 꽃이 내뿜은 따뜻하고 밝은 빛으로 경쟁 정신을 지닌 모든 이를 환영했다.

개회식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졌다.

개회식 막바지에는 36명의 비장애인 무용수와 36명의 휠체어 무용수가 팀을 이뤄 앞으로 나아갈 여정에서 서로를 격려하는 안무도 펼쳐졌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총 44개국에서 선수 3천20명, 임원 2천101명, 총 5천121명이 참가했다.

한국은 남자 태권도 주정훈(장애등급 K44·SK에코플랜트)과 여자 골볼 김희진(장애등급 B2·서울시장애인체육회)을 공동 기수로 내세워 44개국 가운데 15번째로 입장했다.

한국은 시각축구를 제외한 21개 종목에 선수 208명과 임원 137명 등 총 345명의 선수단을 파견해 종합 4위를 목표로 삼았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등도 개회식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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