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없는 韓풍력발전, 기술수준 유럽의 4분의 3 수준”

김형욱 2023. 10. 22.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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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풍력발전 기술 수준이 지난해 기준 유럽의 4분의 3 수준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하 에기평)으로부터 받은 '2022년 재생에너지 기술 수준 및 국산화율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풍력발전 기술은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한 유럽의 평균 76.7%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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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발전 역시 中의 91.6% 수준 그쳐
이동주 “R&D 확대 시급…예산 회복해야”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우리나라 풍력발전 기술 수준이 지난해 기준 유럽의 4분의 3 수준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풍력발전 관련 수요가 부족한 탓에 기술 실용화가 덜 돼 있다는 분석이다.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하 에기평)으로부터 받은 ‘2022년 재생에너지 기술 수준 및 국산화율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풍력발전 기술은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한 유럽의 평균 76.7%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에기평이 재생에너지 세부 분야별 전문가 262명으로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해상풍력 관련 15개 기술 분야 중 타워 분야는 기술 수준은 유럽의 90% 수준으로 그나마 근접했으나 유지보수 분야에선 유럽의 65%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2022년 재생에너지 기술 수준 및 국산화율 조사’ 보고서 중 유럽 대비 풍력발전 기술격차 원인 관련 답변 결과. (표=이동주 의원실)
전문가들은 유럽과의 기술 격차 최대 원인으로 부족한 국내 수요를 꼽았다. 응답자 222명 중 28.9%인 63명이 이를 1순위 요인으로 꼽았다. 영국, 독일 등 유럽 주요기업은 자국 전체 전력생산 중 재생에너지 발전(發電) 비중이 40%를 넘어섰고 이중 대부분이 풍력발전이지만, 우리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9%에 불과한데다 그나마 대부분이 태양광발전이다.

뒤이어 개발 기술의 실용화 미흡(24명), 기술 선도기업 부족(22명), R&D 투자재원 부족(20명), 전문인력 부족(18명), R&D 지속성 부족(17명), 복잡한 관련 법령·규제(13명), R&D 시설 인프라 부족(13명), 국내산업 부재(12명) 등을 꼽았다. 대체로 국내 수요가 부족한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R&D 재원도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가장 많은 전문가는 정부 정책상 해법으로 R&D 지원 확대(65건·28.5%)를 꼽았다. 국산제품 우대 제도 마련(39건), 인력 수급 및 역량강화 지원(37건), 비즈니스 모델 개발(30건) 등을 꼽았다.

우리의 태양광 기술 역시 세계 최고 기술 보유국인 중국과 비교해 평균 91.6%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이번 조사에서 8개 기술 중 5개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폴리실리콘, 잉곳·웨이퍼 등 소재 부문의 강점이 기술 경쟁력으로 나타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격차가 나는 가장 큰 이유로 가격 경쟁력(27%)을 꼽았고 국내 수요시장이 협소(20%)하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또 가장 많은 응답자가 정책적 해법으로 R&D 지원 확대(27.8%)를꼽고, 국산제품 우대제도 마련(26.9%)가 근소한 차이로 뒤따랐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이 같은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에도 재생에너지 관련 정부 R&D 예산은 줄어든 상황이다. 내년도 재생에너지 기술개발 R&D 예산(정부안 기준)은 5685억원으로 올해 6347억원보다 10.4% 감소했다. 경기둔화에 따른 세수 부족으로 재정 운용이 어려워진 정부가 R&D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함께 줄어든 것이다.

이동주 의원은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이 유럽·중국의 기술 수준을 따라잡으려면 R&D 확대가 시급한데 정부는 오히려 R&D 예산을 대폭 깎은 상황”이라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관련 예산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욱 (n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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