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우당 이회영실’도 철거 돌입

구현모 2023. 10. 22.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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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방침으로 이념 논쟁의 중심에 선 육군사관학교가 교내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에도 돌입해 해체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육사가 최근까지도 자신의 정신적 연원이라고 밝힌 신흥무관학교의 설립자 이회영(1867∼1932·사진) 선생을 기리는 공간 또한 포함됐다.

 독립전쟁 영웅실은 이 선생 외에도 홍범도, 김좌진 장군 등 7명의 독립전쟁 영웅 이름을 딴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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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참전 졸업생 ‘지인용실’ 탈바꿈
이념논쟁 ‘독립전쟁 영웅실’ 개편 중
육사 뿌리 놓고 전·현 정권 해석 달라 ‘충돌’
文정부선 신흥무관학교로 봐
尹, 국방경비사관학교로 규정
이종찬 광복회장 “당장 중지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방침으로 이념 논쟁의 중심에 선 육군사관학교가 교내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에도 돌입해 해체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육사가 최근까지도 자신의 정신적 연원이라고 밝힌 신흥무관학교의 설립자 이회영(1867∼1932·사진) 선생을 기리는 공간 또한 포함됐다. 이 선생은 구한말 본인을 포함한 6형제 모두가 전 재산을 팔고 만주로 가서 항일운동을 했으며 독립군 장교 양성을 위한 신흥무관학교를 세웠다.
사진=연합뉴스
22일 육사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화랑로 교내 충무관 3층에 설치된 ‘우당 이회영 선생실’이 육사 졸업생들을 기리는 가칭 ‘지인용(智仁勇)실’로 탈바꿈한다. 새 이름으로 유력시되는 지인용은 지성·인성·용기를 뜻한다. 6·25전쟁 초반 사관생도 신분으로 군번도 없이 참전한 이들을 비롯해 육사의 명예를 드높인 졸업생을 소개하는 공간이라는 게 육사 설명이다.
우당 이회영 선생실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8년 원래 ‘백선엽 장군실’이 있던 공간에 들어섰다. 당시 육사는 자신들의 뿌리를 신흥무관학교로 규정하며 이를 기리고자 이 선생 이름을 붙였다. 현 정부는 육사의 뿌리를 광복 이후인 1946년 세워진 국방경비사관학교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생은 이종찬 현 광복회장의 조부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지난 20일 ‘대한독립군 무명용사 추모제’에 참석해 “임시정부 외교부장 조소앙 선생이 ‘1907년 대한제국군이 해산된 날 의병이 시작됐고, 그 의병이 독립군이 됐고, 독립군이 광복군이 됐다’고 했다”며 “미국 군정청이 만든 군대 조선경비대가 군의 시초라고들 하면 독립군 무명용사 제사를 지내는 데 의미가 없다”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입장을 묻는 세계일보의 질의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국민의 (흉상 철거 관련) 비판 여론을 겸허히 수용하고 변화를 기해야 하는 시점에서 지금 국민에게 무엇이 중요한지도 모르는 이런 결정을 내리는지 알 수 없다”며 “대통령께서는 국민이 언제나 옳다고 하셨는데 그런 작업이 현시점에서 급하게 해야 할 일인가. 여론을 거스르는 독립영웅실 철거 계획을 당장 중지하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실에 따르면 육사는 지난 16일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 공사에 착수해 11월2일 완공할 계획이다. 독립전쟁 영웅실은 이 선생 외에도 홍범도, 김좌진 장군 등 7명의 독립전쟁 영웅 이름을 딴 공간이다. 안중근 장군실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모두 해당된다. 논란이 커지자 육사는 “독립군과 광복군의 역사를 축소하거나 왜곡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존의 특정 시기와 인물 중심에서 벗어나 항일무장투쟁을 포함해 주요 시대별 국난 극복의 역사를 학습하는 공간으로 재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논란이 된 홍 장군 흉상 이전에 대해선 “(육사의) 기념물 종합계획 수립과 연계하여 검토 후 추진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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