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병원 폭발 구덩이는 지름 1m... 하마스 사제 로켓탄 오폭”

파리/정철환 특파원 2023. 10. 2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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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 도중 발생한 지난 17일 가자 지구 내 병원 폭발 사고 원인이 이스라엘의 폭격이 아니라 가자 지구에서 발사된 로켓탄이란 분석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 정부 발표에 이어 프랑스와 캐나다 정부, 서방 유명 매체들도 여러 증거와 함께 “하마스의 로켓탄이 잘못 떨어진 것”이라는 결론을 내놨다. 하마스는 당시 “이스라엘의 병원 공습으로 500여 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고, 이는 아랍권의 분노와 함께 세계적으로 이스라엘 비판 여론을 불러일으켰다.

그래픽=김현국

프랑스 국방부 산하 군사정보국(DRM)은 20일(현지 시각) 자체 분석 결과를 토대로 “가자 지구 알아흘리 병원의 폭발 참사는 무장 단체 로켓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발표했다. 폭발 현장의 작은 구덩이가 결정적 증거로 제시됐다. DRM은 “폭발 현장에서는 지름 약 75~100㎝, 깊이 30~40㎝의 폭발 흔적만 있었고, 이는 약 5㎏의 폭약을 쓰는 사제 로켓탄 흔적과 대체로 일치한다”며 “최소 10㎏ 이상의 폭약을 쓰는 이스라엘군의 폭탄과 미사일은 이보다 훨씬 큰 구덩이를 만든다”고 밝혔다. DRM은 “이번 참사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의한 것이란 증거는 발견 못 했다”며 “검증을 통한 투명성 보장을 위해 분석 결과를 일반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AP통신도 자체 분석을 통해 “알아흘리 병원 참사는 가자 지구 내에서 발사된 로켓이 궤도를 이탈해 공중에서 폭발한 뒤 지상으로 추락해 발생한 것”이란 결론을 냈다. 이 매체는 “병원 폭발 전후 순간을 담은 12개 이상 뉴스 동영상과 위성 사진, 일반 사진,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철저히 분석했다”고 밝혔다. 특히 가자 지구의 모습을 24시간 생중계하던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의 동영상이 큰 역할을 했다. AP통신은 “오후 6시 59분 가자 지구에서 일제히 발사된 로켓 중 한 발이 이스라엘이 아닌 가자시티를 향했고, 2초 뒤 큰 폭발이 일어났다”며 “로켓 중 한 발이 공중에서 폭발, 알아흘리 병원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캐나다 정부와 CNN도 같은 날 동일한 입장을 냈다. 빌 블레어 캐나다 국방부 장관은 “캐나다 정보사령부가 폭발 현장과 로켓의 비행 패턴을 독립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보고받았으며, 이를 통해 이스라엘이 알아흘리 병원을 공격하지 않았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이번 참사는 가자 지구에서 발사된 로켓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CNN도 가자 지구내 CNN 프리랜서 기자가 직접 촬영한 영상을 포함한 수십 개의 동영상과 각종 위성 이미지를 전문가들과 함께 정밀 분석, “가자 지구에서 발사된 로켓이 공중에서 폭발해 병원에 떨어졌다는 결론을 냈다”고 보도했다.

알아흘리 병원 폭발 직후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병원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서방과 아랍권 주요 언론이 앞다퉈 긴급 보도하면서 이 사고는 이스라엘군의 소행으로 낙인찍혔다. 이스라엘군은 다음 날 병원 폭발 당시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로 쏜 로켓의 궤적을 분석한 자료와 “우리 측이 쏜 로켓이 병원에 떨어진 것 같다”는 또 다른 가자 지구 무장 단체 ‘이슬라믹 지하드’ 조직원의 교신 내용 감청 파일 등을 공개하며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아닌 가자 지구 무장 단체의 오폭”이라고 반박했다. 미국 국방부도 같은 결론을 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18일 이스라엘 방문에서 “병원 폭발 사고는 테러 집단의 로켓 오발 탓”이라고 밝혔다.

하마스와 아랍 매체들은 그러나 병원 폭발이 이스라엘 탓이란 주장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편을 드는 주장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학살 책임을 나눠지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마스는 당초 500명이 넘는다던 병원 폭발 사망자 수를 471명으로 정정한 상태다. 알자지라도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문제의 로켓은 공중에서 완전히 파괴·분해됐다”며 이 로켓이 병원으로 떨어져 폭발했다는 분석을 반박했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이날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군에 대한 이슬람 무장 단체들의 로켓·미사일 공격이 급증함에 따라 고고도 지역 방어(THAAD·사드) 체계와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대대를 추가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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