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흑연 수출 통제’에…의존도 95% 2차전지 업계 발동동
포스코퓨처엠 “수출 금지는 아냐”
인조흑연·음극재 수입 등 대안도
중국이 연말부터 흑연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나서면서 2차전지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흑연은 채굴부터 가공까지 모든 생산 과정을 중국이 꽉 잡고 있어 수입처를 다변화하기가 쉽지 않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세관)가 지난 20일 흑연 일부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실시한다고 발표하자 긴장 속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오는 12월부터 중국 수출업자는 상무부 허가 없이 흑연을 수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리튬·니켈·코발트 같은 다른 배터리 광물은 중국이 ‘최종 가공자’ 역할을 하기는 하나 실제 채굴은 인도네시아·아르헨티나·호주 등 다양한 국가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흑연은 채굴부터 가공·정제까지 중국이 전 과정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흑연 채굴량 130만t 가운데 중국이 65.4%(85만t)를 차지했다. 흑연은 배터리 수명과 충전 속도를 결정하는 음극재의 핵심 소재다. 전기차 배터리 1개당 흑연 함유량은 20~30%에 이른다. 실리콘이 차세대 음극재 소재로 주목받고 있지만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음극재를 양산하는 기업은 포스코퓨처엠이다. 포스코퓨처엠이 비축하고 있는 흑연은 한 달 반 정도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음극재 시장 판도가 인조 흑연으로 넘어가고 있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현재 전기차용 흑연 음극재는 인조·천연 흑연이 대략 6 대 4 비율로 쓰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조 흑연은 석유·석탄 등을 정제해 만든 ‘코크스’를 주재료로 삼는다. 지난해 포스코퓨처엠은 인조 흑연 국산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포스코 제철소에서 나온 부산물로 만든 코크스를 인조 흑연으로 가공하고 있다. 북미에도 인조 흑연 음극재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배터리 업체들이 받을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퓨처엠이 혹여 음극재 생산 차질을 겪는다고 해도 중국 등 다른 납품사에서 받는 물량을 늘리면 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음극재 공급의 87%를 담당하고 있다. 물론 중국 상무부의 이번 통제 조치에 흑연이 들어간 ‘음극재 완제품’도 포함됐지만 수입 통로가 완전히 막힐 가능성은 작다. 전기차 시장 침체로 수출에 사활을 걸고 있어서다. 국내 배터리사 관계자는 “중국이 자국 기업들을 망하게 놔둘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상범·이진주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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