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병원 참사, 이스라엘 공습 때문 아니다’로 가닥
사상자 수백명을 낳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알아흘리 아랍 병원 참사의 실상이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해외 언론과 각국 분석을 종합하면 병원 폭발 원인이 폭격은 아니라는 쪽으로 방향이 잡힌다.
21일(현지시간) CNN은 알아흘리 병원 참사 원인을 두고 가자지구 내에서 발사된 로켓이 공중에서 폭발했으며, 그중 일부가 병원 단지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CNN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언론 등에 공개된 동영상, 자체 확보한 위성사진과 동영상 등을 무기 및 폭발물 전문가들과 함께 검토한 결과라고 전했다.
분석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가자지구를 생중계하고 있던 알자지라의 카메라 영상에는 가자지구 내에서 발사된 로켓이 위쪽으로 이동하다가 방향을 바꿔 폭발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면서 밤하늘에 짧고 밝은 빛의 줄무늬가 남았고, 잠시 후 알아흘리 병원을 포함한 폭발 두 건이 지상에서 목격됐다. CNN은 이를 두고 “카메라 위치를 확인한 결과 로켓이 가자지구 남쪽에서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 폭발 직전 가자지구에서 로켓이 일제 사격하는 모습이 웹캠에 남았다”고 전했다.
CNN과 인터뷰한 전문가들은 이것이 로켓 오발을 나타낼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마커스 실러는 “로켓이 오작동해 완전히 추락하지 않았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공중에서 떨어져 로켓 본체가 (병원) 주차장에 충돌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군사분석가 세드릭 레이튼은 관찰된 공중 폭발이 “로켓 오작동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병원 폭발 현장에 남은 분화구의 크기가 작다는 점 또한 공중 폭격이 원인일 가능성을 축소한다. 수십년 경력의 유엔 전쟁범죄 조사관 마크 가르라스코는 “가장 작은 통합정밀직격탄(JDAM)도 3m 정도의 분화구를 남긴다”며 알아흘리 병원 참사 원인은 공습이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장에 잔해나 파편이 없어 확신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CNN의 분석은 알아흘리 병원에서 일어난 폭발이 이스라엘의 공습 때문이 아닐 가능성을 시사한다. 참사 이후 각국 정보기관과 유력 언론이 내놓은 분석 또한 같은 방향으로 귀결된다. 앞서 AP통신도 “궤도를 이탈한 팔레스타인 측의 로켓 추락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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