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전염병 ‘럼피스킨병’ 급속 확산…사흘 새 10곳으로

이호준 기자 2023. 10. 22.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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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첫 확진 후 충남·경기서 번져…방역당국, 통제 강화·살처분 계획
국내선 첫 발병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22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의 럼피스킨병 확진 젖소 농가에서 살처분 준비 작업을 하던 가축 방역당국 관계자가 젖소들을 바라보고 있다. 평택 | 조태형 기자 phototom@kyunghyang.com

경기도와 충남 소재 축산농장 다섯 곳에서 22일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가 추가로 나왔다. 이로써 국내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는 지난 20일 첫 발생 이후 사흘간 총 10건으로 늘었다. 럼피스킨병의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충남 서산시 부석면의 한우농장 세 곳과 경기 평택시 포승읍의 젖소농장 한 곳, 충남 태안군 이원면의 한우농장 한 곳 등 모두 다섯 곳에서 추가 확진 사례가 나왔다고 이날 밝혔다.

이 중 서산시 부석면의 한우농장 세 곳과 평택시 소재 젖소농장은 앞서 확진 사례가 나온 농장과 인접한 곳이다. 모기 등 흡혈곤충에 의해 주로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은 고열과 피부결절이 특징으로 폐사율은 10% 이하다. 발열, 눈물·콧물·침을 흘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 후 피부에 수두처럼 두드러기가 올라와 럼피스킨병(lumpy skin disease)으로 이름 붙여졌다.

럼피스킨병은 1929년 잠비아에서 최초로 발견된 이후 수십년간 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으로 여겨졌지만, 2010년대 들어 유럽, 아시아 국가 등으로 퍼져나갔다. 국내 제1종 가축전염병인 이 병은 지난 2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는데, 첫 발병 확인 이후 충남을 중심으로 감염 농장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발병 지역은 충남 서산과 당진, 태안과 경기 평택시 청북읍과 포승읍 등이다. 정부는 최근 태국과 몽골, 중국,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에서 럼피스킨병이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백신 비축과 농가 예찰, 조기 신고 홍보 활동을 강화해왔으나 바이러스 상륙을 막지는 못했다. 국내 농가에서 주로 기르는 한우와 젖소 홀스타인은 모두 럼피스킨병에 취약한 종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럼피스킨병의 확산 여부와 규모 등에 따라 축산물 생산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방역당국은 발병이 확인된 농장에 초동방역팀·역학조사반을 파견, 외부인·가축·차량의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고, 역학조사와 함께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인 소는 긴급행동지침(SOP) 등에 따라 살처분을 실시할 계획이다.

중수본은 “럼피스킨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소 농가에서는 살충제 살포 등 구충 작업, 농장 및 주변 기구 소독을 철저히 하고, 의심축 발견 시 지체 없이 가축방역관에게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중수본부장인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회의를 열어 “서해안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산발적 추가 발생이 우려된다”며 “엄중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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