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전면침공' 준비 …'미국·이란 대리전' 조짐도
공식 X에 주민대피령 내리고
국경서 하마스 세력들 소탕
20년만에 전투기로 서안 공습
외신 "특공대, 인질 구출 준비"
보름을 넘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여전히 "이스라엘과 지상전 연기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지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침공'은 시간문제인 분위기다. 이스라엘군이 지난 7일부터 공습에 앞장섰던 하마스 현장 지휘관들을 줄줄이 제거하고, 최정예 특공대가 비밀리에 인질 구출 작전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서다.
22일 오전(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옛 트위터) 생중계를 통해 이스라엘 북부 지역 주민들과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대피하라고 안내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모든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이스라엘군 명의로 "당장 남부로 떠나지 않으면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겠다"는 전단지와 음성메시지가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민간인을 위한 대피 안내일 뿐 테러리스트로 간주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현지 매체인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군이 '전투 확대 계획'을 승인했으며 조만간 가자지구 지상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마스와 연계된 언론기관 사파(Safa)통신을 인용해 하마스 군사조직인 알카삼 여단의 현장 지휘관 탈랄 알힌디가 이스라엘군 공습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알카삼은 지난 7일 새벽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인질들을 끌고 가는 데 앞장섰던 조직이다.
이스라엘은 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관할하는 요르단강 서안 일대에서 하마스 관련자 450명을 포함해 '지명수배된 팔레스타인인' 600여 명을 체포했다. 미국과 영국 언론들은 이 조치가 '가자지구 전면 침공 직전 단계'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스라엘 최정예 특공대가 지상전 여부의 최대 변수인 인질 구출 작전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는 보도도 나왔다. 외신들은 팔레스타인 테러단체 진압에 앞장서온 '사예레트 마트칼'이 인질 구출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20대 시절 복무했던 부대다.
다만 인질들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고, 하마스 본거지에서 작전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구출 작전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은 212명인데, 이들은 일명 '하마스 터널'이라 불리는 땅굴을 통해 여기저기로 흩어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려했던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 조짐도 보인다. 미국은 가자 지상전이 '제5차 중동전쟁' 확전의 뇌관이 될 것을 우려해 이스라엘과 지상군 투입 연기를 논의하는 한편, 이란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견제하기 위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배치하고 병력 증파 준비에 나섰다.
21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성명을 통해 "현지 미군 보호를 위해 중동 전역에 걸친 장소에 사드 포대 배치 및 패트리엇 대대 추가 배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비상 대비 계획의 일환으로 '배치 명령 대기' 상태의 병력도 늘렸다고 전했다.
지상전을 선언한 이상 이스라엘은 주변 이슬람 세력과의 '다면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시리아 접경지에서 헤즈볼라와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는 데다, 가자지구 침공 시 동쪽인 요르단 서안지구에서 역공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스라엘군은 밤새 가자지구 전역의 목표물을 비롯해 시리아 수도와 국제공항, 서안 지역까지 광범위한 공습을 퍼부었다. 이스라엘이 전투기를 동원해 서안을 공습한 것은 2000년 시작된 제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주민의 대이스라엘 저항운동) 이후 처음이다.
금융시장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트로이온스당 2009.2달러까지 치솟으며 지난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국제 금값은 1994.4달러, 전쟁 직전인 지난 5일(1831.8달러)보다 9% 넘게 상승한 채 마감했다.
[김제관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정말 사랑해, 200만원만”…이 말 믿은 중년 남성들, 뜯긴 돈이 무려 - 매일경제
- ‘악재 또 악재’ 돈 묶인 개미들 ‘비명’…카카오그룹 주가 곤두박질 - 매일경제
- ‘나의 아저씨’의 추락…이선균 이르면 다음 주 경찰 소환 - 매일경제
- 녹차 모델 ‘새 얼굴’ 발탁에 난리난 일본…알고보니 “바로 너였구나” - 매일경제
- ‘강남 빌딩’ 손해보고 판 전혜진...‘마약 파문’ 이선균 때문? - 매일경제
- “그래픽카드값 3배올라 천만원?”…채굴대란도 아닌데 난리난 중국 - 매일경제
- “경찰서에 진정까지?”…이래서야 보험 가입할 수 있겠나 [어쩌다 세상이] - 매일경제
- [단독] 영풍제지 ‘작전놀이터’ 된 키움증권…미수거래 못막았나 안막았나 - 매일경제
- 월세 900만원 80평 사택이라니…한은, 주재원에 혈세 낭비 ‘논란’ - 매일경제
- ‘코리안 가이’ 황희찬의 질주는 계속된다…박치기 맞고도 결승골 AS, 울버햄튼은 역전승 - MK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