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차선 한번에 변경 vs 100km 과속…법원은 둘다 ‘유죄’

[출처 : 연합뉴스]

제한속도 60km 도로를 100km로 달린 운전자가 1차선에서 4차선까지 한번에 차선 변경을 시도한 차량 때문에 사고가 났다면 누구의 잘못일까. 법원은 두 운전자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21일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특가법 도주치상과 도로교통법 사고 후 미조치,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 혐의로 기소된 A(32·여)씨에게 징역 6개월을, B(27)씨에게 금고 3개월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두 사람 모두 법정 구속은 피했다. 금고형은 교도소에 수감된다는 점에서 징역형과 비슷하지만 노동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징역형과 차이가 있다.

A씨는 지난해 9월 28일 오전 1시 10분경 원주시의 한 삼거리에서 1차로를 따라 직전하다 4차로까지 3개 차로를 한번에 변경했다. 때마침 3차로를 따라 직전하던 B씨의 차량은 A씨 차량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핸들을 꺾었다가 교량 난간을 들이받고 공터 아래로 추락했다. B씨는 제한속도 시속 60km의 도로에서 시속 103km로 과속 주행 중이던 상태였다. B씨 차량이 폐차 수준의 큰 사고가 났음에도 A씨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실제 접촉은 없었지만 검찰은 A씨에게 인적·물적 사고를 내고도 조치없이 달아났다며 기소했다. 안전사고 주의 의무를 지키지 않아 조수석에 탄 50대 여성을 다치게 했다며 B씨도 기소했다.

A씨는 사고 사실을 몰랐다고 항변했찌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3개 차선을 한번에 변경하는 무모한 운전을 한 책임이 있고 사고 당시 상당한 소음이 났기 때문에 몰랐을 리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비접촉 사고지만 A씨의 갑작스러운 차선 변경과 B씨의 심한 과속 운전이 서로 경합해 이 사건 사고 발생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두 운전자 모두 어느 정도의 과실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