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메이저리그로 가야 해" 2할 2푼대 타자가 준PO 홈런 영웅 등극 '대반전'

윤욱재 기자 2023. 10. 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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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욱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윤욱재 기자] "넌 메이저리그로 가야 해"

NC 외야수 김성욱(30)이 정규시즌의 부진을 털고 가을야구의 해결사로 등극했다.

김성욱은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SS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회초 대타로 나와 결승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양팀은 7회까지 0-0으로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NC 선발투수 신민혁이 5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은데 이어 구원으로 나온 김영규도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처리하면서 SSG 타선을 무력화했다. SSG는 선발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7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8회에도 엘리아스가 마운드에 올랐다. NC는 서호철의 강한 타구가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로 이어지면서 선두타자 출루에 성공했다. NC 벤치는 김형준에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으나 김형준의 번트 타구를 잡은 엘리아스가 주저하지 않고 2루로 던지면서 선행주자 서호철이 포스 아웃을 당해 무사 1루 상황이 1사 1루로 변하고 말았다.

그러자 NC는 좌타자 오영수 대신 우타자 김성욱을 타석에 내보내는 승부수를 띄웠다. 김성욱은 초구부터 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엘리아스의 초구 139km 체인지업을 때린 김성욱의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면서 2점홈런으로 이어졌다.

귀중한 2점을 뽑은 NC는 8회말 1사 2,3루 위기에서 1점만 허용하고 선방하는 한편 9회초 제이슨 마틴의 우전 적시타가 터지는 등 2점을 추가하면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9회말 마무리투수 이용찬이 하재훈에 좌월 2점홈런을 맞아 NC가 4-3 1점차로 쫓기기도 했으나 결국 1점차 리드를 사수하고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이날 한 타석만 들어서고도 준플레이오프 1차전 데일리 MVP로 선정된 김성욱은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정규시즌에서 93경기에 나와 타율 .223 6홈런 16타점 6도루로 아쉬움을 남겼던 김성욱은 이날 결정적인 한방을 터뜨리면서 정규시즌에서의 부진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었다.

경기 후 김성욱은 대타로 나가 홈런을 친 상황에 대해 "벤치에서 딱히 주문한 것은 없었다. '뒤에서 항상 대타로 나갈 수 있게 준비하고 있어라'는 정도였다. 타석에 나가라는 사인이 나왔을 때 자신 있게 들어갔다. 요즘 멘탈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무조건 칠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그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 김성욱 ⓒ곽혜미 기자
▲ 김성욱 ⓒ곽혜미 기자

과연 맞는 순간부터 홈런임을 직감했을까. "처음에는 홈런이라 생각하지 않았다"는 김성욱은 "'제발 넘어가라'는 생각으로 뛰었는데 덕아웃으로 들어오면서 예전 포스트시즌에 쳤던 홈런이 생각났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성욱은 유독 외국인투수를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인다. 이날 경기에서도 엘리아스를 상대로 홈런을 쳤고 2016년에는 롯데에서 뛰던 조쉬 린드블럼에게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해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데이비드 허프를 상대로 홈런포를 가동하기까지 했다.

"형들이 '너는 한국과 맞지 않는다. 메이저리그에 가야 한다'고 농담 삼아 이야기하더라"고 웃은 김성욱은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경기에 임하는 부담감에 대해서는 "부담은 없는 것 같다. 설렌다는 느낌으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정규시즌은 끝났고 지금은 포스트시즌이기 때문에 언제 나가든 오늘 같은 활약을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는 것이 내 임무다"라는 김성욱은 "군대를 다녀오고 팀으로 돌아오자마자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서 기분이 좋고 내가 행운의 상징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앞으로도 팀에 많은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마침 NC는 23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SSG 선발투수 김광현을 상대한다. 좌완 엘리아스를 상대로 홈런포를 가동한 김성욱이 선발 출전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성욱은 김광현을 상대로 통산 타율 .385(26타수 10안타)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올해도 김광현 상대 타율이 .500(6타수 3안타)에 달했다. 이에 대해 김성욱은 "어렸을 때 처음 상대할 때는 TV로만 보던 대투수여서 '재밌겠다'고 느꼈는데 치다 보니까 안타도 나오면서 자신감이 쌓인 것 같다"고 말했다.

▲ 김성욱 ⓒ곽혜미 기자
▲ 김성욱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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