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김치에 `칭따오`맥주 방뇨까지 …"중국산 못 믿겠다" 검역강화 목청

박한나 2023. 10. 22.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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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 맥주 3공장에서 원료에 소변보는 작업자 모습. 웨이보 영상 캡처

알몸김치에 이어 중국의 대표 맥주 브랜드인 '칭따오'의 현지 생산 공장에서 직원이 원료에 방뇨하는 영상이 나와 논란이다. 또 위생 논란이 불거지자 정부가 중국산 수입 식음료에 대한 검증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최근 중국의 4대 맥주인 칭따오 맥주 생산공장의 원료에 방뇨하는 영상이 퍼져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중국산 먹거리를 수입할 때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SNS에서 "중국의 먹거리 위생 관리는 이번 일뿐만이 아니라 김치에 관해서도 많은 논란이 있었다"며 "안전한 먹거리는 국민의 건강에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논란의 영상은 지난 19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 나왔다. 영상에는 그가 사방이 노출된 어깨 높이의 칭따오 맥주 공장의 담을 넘어 원료가 쌓여 있는 곳으로 들어간 뒤 주위를 살피며 소변을 보는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 관련한 해시태그는 20일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며 주목받았고, 소비자들의 원성이 쏟아졌다. 21일에는 현지 매체 보도까지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칭따오 맥주의 명성과 신뢰에 금이 갔고, 모든 식료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을 증폭시켰다"며 "진상을 규명해 관련자를 엄중하게 처벌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칭따오 공장 측은 "진상을 조사하고 있다"면서도 "화질이 나빠 영상만으로는 진위를 가리기 어렵다. 요즘은 영상 관련 기술이 뛰어나다"고 조작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공장을 관할하는 핑두시 시장감독관리국은 "조사팀을 구성, 조사에 착수했으며 관련 공장의 모든 원료를 봉인했다"며 "사실로 드러나면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하자 현지 공안도 수사에 착수했다. 칭다오시의 현(縣)급 시인 핑두에 있는 칭따오 맥주 3공장은 지속적인 증설을 거쳐 2018년 75만킬로리터(㎘)였던 연간 맥주 생산량을 지난해 120만㎘로 늘렸다.

국내에서도 관련 논란이 이어지자 칭따오 맥주 한국 수입사인 비어케이는 지난 31일 입장문을 내고 "칭따오 맥주는 별도의 공장에서 내수용과 수출용을 생산하고 있으며, 논란이 된 3공장은 중국 내수용 맥주만 생산한다"며 "국내 유통 맥주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관련 공장에서 제조된 맥주는 국내에 수입하지 않고 있다"며 "해당 공장은 해외 제조업소로도 등록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누리꾼들은 "못 믿겠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21년 한 김치 생산공장에서는 남성 직원이 옷을 벗고 작업장에 들어가 배추를 절이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이후 김치 수입량은 급감했으나, 올 들어 국내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면서 다시 중국산 김치 수입이 느는 추세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김치 수입량은 18만7165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14% 증가했다. 김치 수입량의 99%는 중국산이다.

중국에서는 또 2008년에 인체 유해 화학물질인 멜라민을 함유한 분유가 유통돼 적어도 6명의 영유아가 숨지고 30만 명이 피해를 보는 '멜라민 파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2020년에는 쓰촨의 유명 훠궈 음식점이 손님이 먹다 남은 훠궈와 잔반을 모은 뒤 조미료 등을 첨가하고 끓인 일명 '구정물 식용유'를 추출, 재사용하다 적발됐고 최근에는 대학 구내식당 음식에서 쥐머리가 나오는 등 중국 내에서 먹거리 관련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중국에 대한 신뢰도는 199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칭다오 맥주의 허술한 제품 관리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면서 회사는 이미지 손상은 물론 판매 감소 등 적잖은 타격을 받을 처지지만, 중국 국가 자체에 대한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GAM인베트스먼트의 아시아담당 투자책임자는 닛케이 인터뷰에서 "중국 주식에 대한 신뢰도가 199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까지 떨어져 있다"며 "중국 증시가 저평가돼 있지만 국제 투자자들은 이 점에 전혀 주의를 기울이는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1903년 독일의 조차지(국가가 외국영토의 일부를 조약에 기초해 차용하는 지역)였던 칭다오에 독일인과 영국인이 설립한 칭따오 맥주는 쉐화, 옌징, 하얼빈 맥주와 함께 중국의 4대 맥주로 꼽힌다. 배우 정상훈씨가 '양꼬치엔 칭따오'라는 말을 유행시켜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친숙하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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