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물가·금리 등 미래 정책방향 예고…소 럼프스킨병 특별교부금 지급"
국민의힘이 22일 물가, 금리 등 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정책에 대해 미래 정책 방향을 예고하는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를 추진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또 정부는 최근 발생하고 있는 럼프스킨병(Lumpy skin disease, LSD)과 관련한 지방자치단체에 특별교부금을 신속하게 교부할 것을 결정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이하 고위당정)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당정은 최근 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향 등을 논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먼저 박 수석대변인은 "전 세계적인 고물가·고금리 현상 지속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내수 회복세가 약화한다면 서민과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며 "당정은 민생안정을 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서민 장바구니 물가 안정,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 부담 완화, 대외 불확실성 최소화 등을 통해 민생부담 완화에 총력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당은 물가와 금리 등 주요 정책에 대해 향후 정책 상황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새로운 정책 소통 수단인 포워드 가이던스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포워드가이던스는 중앙은행이 향후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미래 통화 정책 방향을 미리 외부에 알릴 때 쓰이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말한다. 박 수석대변인은 "그동안 정부 정책이 신뢰받지 못하거나 개인적으로 수집한 정보를 통해 투자나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정부가 정책발표 시 미칠 영향을 함께 설명하는 세션을 포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국민의힘은 최근 소 럼프스킨병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것에 대해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해소하자는 차원에서 관련 지자체에 특별교부금을 교부할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에 정부는 당의 제안을 즉각 수용하기로 했다.
'에너지 수급 안정 대책'과 관련해 정부는 취약계층과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지원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부는 당초 10월 말 만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와 유가 연동 보조금 지급을 연말까지 연장했고 인구 밀도가 높은 수도권 내 알뜰주유소를 확대하기로 했다"며 "고유가에 편승한 가격담합 행위나 가짜 석유 유통도 철저히 근절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가자지구 분쟁이 주변국으로 확대돼 국제유가의 급등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해 나가기로 했다"며 "석유·가스 비축현황과 유조선 운항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민관 공동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 수입국 다변화 유도, 대체 노선 확보, 정부 비축유 방출, 비상 반입 가능한 해외물량 도입 착수, 수요 절감 등 다양한 조치를 시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정부는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수급 불안정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가용물량 2900t(톤)을 방출하는 한편 저온 피해로 가격이 크게 오른 사과에 대해서는 계약재배 물량 1만5000t을 조기 출하하는 등 공급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내 농축산물 및 식품 원료 공급부족 완화를 위해 수입과일 등에 긴급할당 관세 도입을 11월 중 추진키로 했다"며 "이외에도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한 할인 지원도 적극적인 추진하기로 했다. 10월부터 12월까지 전국 2252개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특별 할인행사를 추진하고, 대형마트에 대해서도 할인쿠폰 지원 등을 통해 농축산물 소비 부담을 경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고위당정에선 가을철 축제에 대비한 안전 강화 대책도 논의됐다. 박 수석 대변인은 "핼러윈 기간에는 인파 안전관리 대책을 수립·시행하고 주요 밀집 장소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겠다"며 "이태원·홍대·명동, 대구 동성로 등 주요 지점에 행정안전부 국장급을 현장에 파견해 신속히 현장 대응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자체가 주관하는 행사에 대해서도 부단체장을 단장으로 한 '인파사고예방단'을 가동해 인파 관리와 구조·구급을 책임지고 수행토록 하겠다"고 했다.
이날 고위당정은 최근 경제 상황 및 대응 방향, 에너지 수급 안정 대책, 농축산물 수급 안정 대책, 가을철 축제 대비 안전 강화 대책 등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비공개 고위당정을 진행하기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지금까지 비정기적으로 개최한 고위당정협의회를 매주 정례적으로 개최하고자 한다"며 "(당정 간) 더욱 긴밀한 협의를 통해 민생현안을 체계적으로 꼼꼼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 경제 상황은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위기) 하에 있다"며 "당정은 단기적으로 사회적·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데 집중하겠다. 중장기적으로는 개혁을 통해 경제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고위당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여야 대표 민생 협치 회담'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언제 어디서든 형식과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야당 대표와 만나겠다"면서 "민생 국회가 되어야 한다"며 "(이 대표와)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꼬인 것을 신뢰를 쌓아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내일(23일) 이 대표가 당무 복귀를 하신다니 민생에 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며 "민주당에서 진정성 있게 답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고위당정에 국민의힘에선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선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자리했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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