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히잡 시위 촉발한 마흐사 아미니 취재한 여성 기자들에 징역형

각각 6년형과 7년형…선전 위해 미국과 공모한 혐의 씌워
최근 아미니와 마찬가지로 히잡 착용법 위반한 10대 소녀 뇌사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이란계 미국인들이 모여 마흐사 아미니(22) 사후 일어난 이란 내 반(反)정부 시위에 연대를 표하고 있다. 시위대가 설치한 팻말에는 '라이시(이란 대통령)를 살인 혐의로 기소하라'고 적혀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이란 재판부가 지난해 전국적으로 히잡 반대 시위를 촉발시킨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을 보도한 여성 언론인 2명에게 징역 최고 7년 형을 선고했다.

AFP통신은 언론인 엘라헤 모하마디(36)와 닐루파르 하메디(31)가 국가 안보 및 이슬람 공화국에 대한 선전(propaganda)을 위해 미국과 공모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재판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모하마디는 미국과 공모한 죄로 징역 6년을, 하메디는 7년을 선고받았다.

모하마디는 함미한 신문 소속 취재기자이며, 사메디는 샤흐 신문 소속 사진기자다. 두 사람은 지난 2022년 9월부터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지난 5월부터 재판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재판부는 해당 판결은 항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취재한 마흐사 아미니는 지난 2022년 9월16일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테헤란 도덕 경찰에 체포됐다가 구금 중 의문사했다.

이후 이란에서는 대규모 반히잡 시위가 벌어졌으며 이는 반정부 시위로까지 번졌다. 당시 이란 당국은 경찰이 아미니를 구타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시위대를 무력 진압했다.

AFP는 이번 판결이 아미니의 변호인 살레 니크바흐트가 지난 17일 국가를 상대로 한 선전과 해외 및 현지 언론과 대화한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이란 국영 IRNA는 지난 5일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다 혼수상태에 빠진 10대 소녀가 뇌사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녀의 어머니 역시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