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잇단 가축전염병에 시름하는 축산농가, 정부 철저대응해야
소 럼피스킨병이 빠르게 확산 중이다. 국내 처음으로 발병이 확인된 지 사흘째인 22일 확진 사례가 10건으로 늘었다. 럼피스킨병은 모기 등을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소에 고열과 피부 혹덩어리 증상을 일으키는 제1종 법정가축전염병이다.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지만, 경제적 피해는 구제역과 맞먹을 수 있다. 치솟는 사료값과 인건비에 시름해온 축산농가들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럼피스킨병이 지난 20일 충남 서산시의 한 한우농장에서 처음 확진된 데 이어, 충남 당진·서산, 경기 평택·김포시 등지에서 추가 확인됐다고 집계했다. 중수본은 위기경보를 최고 수위인 ‘심각’ 단계로 높이고, 발병 지역의 축산시설 종사자와 차량에 대해 이동중지명령을 내리며 확산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중수본 말대로 “엄중한 상황”이다. 럼피스킨병은 구제역만큼 전파가 빠른 데다, 국내 농가 사육종들은 이 질병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 가축질병은 2010년대 유럽·아시아 등지로 동진해온 만큼 국내 유입도 시간문제였다. 정부는 지난해 백신 54만마리분을 도입했는데, 국내 소 사육 마릿수 400만마리에 비해 충분치 않은 실정이다.
가축전염병은 이뿐만이 아니다. 구제역은 지난 5월 약 4년 만에 재발했다. 이달까지 양돈농장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건수는 이미 지난해 총계를 넘어섰다. 올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또다시 발병할 가능성에 가금농장들은 긴장하고 있다. 이처럼 가축전염병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기후변화 탓도 있겠지만, 사육환경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대부분 밀집된 상태에서 길러지다보니 가축전염병이 돌면 피해가 커지기 때문이다. 사육환경을 개선하는 동물복지 없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우선은 럼피스킨병 백신을 차질 없이 추가 확보해 접종을 완료하고, 방제를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축산물 가격이 들썩이지 않도록 수급 안정에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번을 계기로 90% 이상이 공장식으로 사육되는 국내 축산환경에 대해서도 되돌아봐야 한다. 살처분 및 농가 보상 비용으로 방역예산 대부분이 집행되는 현 구조에서 예방적 대응체계는 한 걸음 뒤처진 상태다. 기후위기 시대에 축산업의 미래는 동물복지에 바탕해야 한다. 축산의 미래를 위한 정책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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