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두 탄 강인권에게 스승 김경문이 보인다…칼 교체와 뚝심의 공존, KS 우승감독에게 판정승 [MD인천준PO]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작두 탔다.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의 이번 포스트시즌 경기운영을 보면, 그의 오랜 스승 김경문 전 감독이 묘하게 오버랩된다. 김경문 전 감독은 기본적으로 믿음과 뚝심이 대단한 지도자였다. ‘된다’ 싶을 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밀어붙인다. 그러나 ‘아니다’라고 판단하면 가차없이 변화를 줬다.
사실 결과론이다. 결과가 나쁘면 믿음은 고집, 변화는 조급함이란 말로 바뀌기 마련이다. 야구는 어쨌든 선수가 하는 것이다. 단, 박빙 승부서 벤치의 개입은 승률을 올리거나 떨어지는데 영향을 미치는 법이다. 야구라는 종목이 감독의 영향력이 낮은 스포츠지만, 포스트시즌서 감독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 커진다.
그런 점에서 22일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벤치싸움은 강인권 감독의 판정승이었다. 지난해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우승 감독을 상대로 초보 감독이 한 방 먹인 셈이다. 강 감독의 선택이 상당 부분 통했다.
우선 송명기 대신 신민혁을 선발투수로 택한 것부터 성공이었다. 신민혁이나 송명기가 시즌 막판 페이스가 안 좋았다. 그러나 신민혁의 최근 컨디션이 낫다고 봤고, 과감히 1차전에 냈다. 실제 신민혁은 “디딤발을 딛는 법을 바꿨다”라고 했다. 신민혁은 5.2이닝 4피안타 3탈삼진 1사구로 잘 던졌다.
본래 와일드카드결정2차전 선발은 송명기였지만, 그 송명기는 23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나간다. 만약 NC가 적지 1~2차전서 신민혁~송명기로 2연승을 하면 그 자체가 대박이다. 그러면 페디를 오히려 아낄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페디는 이날 불펜 투구를 했지만, 아직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다.
경기를 보면 0-0이던 8회초 1사 2루서 오영수를 빼고 김성욱을 투입한 게 적중했다. 강인권 감독은 경기 전만 해도 오영수가 한 방을 치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응 모습이 좋지 않아서 김성욱을 넣었다. 그 포인트에서 득점 못하면 경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김성욱은 연습할 때부터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라고 했다.
8회말 1사 2,3루부터는 믿음의 야구였다. 불펜 에이스 류진욱이 최정을 외야 뜬공, 길레르모 에레디아를 삼진 처리하고 1점만 내줬다. 특유의 커터, 포크볼이 돋보였다. 시즌 막바지부터 계속 불안한 마무리 이용찬과의 공존도 이어진다. 강인권 감독은 이용찬 얘기가 나올 때마다 신뢰를 보낸다. 이용찬은 이날 2실점했으나 끝내 4-3 승리를 완성하며 강인권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강인권 감독이 김경문 전 감독을 닮으면 안 되는 게 딱 하나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 무관이다. 이걸 극복하면 청출어람이다. 출발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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