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잭 다른 느낌' 휠러, QS+ 피칭으로 NLCS 2승째... 갈렌 6이닝 4실점 2패째
갈렌, 6이닝 4실점 역투에도 NLCS 2패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이름은 같은데 느낌은 다르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선발 잭 휠러는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 7이닝 3자책 이하)를 달성했지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선발 잭 갈렌은 6이닝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휠러와 갈렌은 2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2023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5차전에 선발 마운드에 올라 각각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1실점, 6이닝 6피안타(2피홈런) 2볼넷 1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휠러는 NLCS 2승, 갈렌은 2패째를 떠안았다.
1회초 필라델피아 공격에서 갈렌이 먼저 마운드에 올랐다. 갈렌은 선두타자 카일 슈와버와 1사 후 브라이스 하퍼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위기를 맞이했다. 후속타자 알렉 봄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나는 듯 했지만, 브라이슨 스톳에게 1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이어진 2사 1, 3루에선 스톳이 2루를 훔치자 3루 주자 하퍼가 홈을 파고들었고, 결국 갈렌은 이중도루로 한 점을 더 실점했다. 후속타자 J.T. 리얼무토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해 1회초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갈렌이 위기를 모면하지 못한 것과 달리 휠러는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1회말 선두타자 코빈 캐롤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휠러는 케텔 마르테의 진루타가 나오며 득점권 위기를 맞았다. 침착하게 크리스찬 워커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페이빈 스미스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2회부터는 투수전이 이어졌다. 2회초 갈렌은 닉 카스테야노스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1루를 내줬으나, 후속타자 브랜든 마시에게 땅볼을 유도해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요한 로하스까지 1루 땅볼로 잡아내 세 타자로 이닝을 정리했다.
휠러도 2회말 단 세 타자만을 상대했다. 땅볼과 뜬공 삼진을 1개씩 기록하며 애리조나의 하위타선을 잠재웠다. '장군 멍군'의 투수전이었다. 갈렌은 3회부터 5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와 출루도 헌납하지 않았고, 휠러도 3피안타로 선전했다.
승부처는 6회였다. 6회초 갈렌은 선두타자 슈와버에게 3구째 80.9마일(약 130.2km) 너클 커브를 던졌는데 이 공이 스트라이크 한복판에 떨어졌다. 슈와버는 놓치지 않고 힘껏 배트를 내밀었다. 공이 배트에 맞는 순간 모두가 홈런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타구는 114.1마일(약 183.6km)의 총알 같은 속도로 우중간 담장 상단에 꽂혔다.
갈렌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트레이 터너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해 아웃카운트 1개를 채웠고, 후속타자 하퍼와 대결을 이어갔다. 3구까지 1B-2S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지만, 볼 2개를 연속으로 던져 카운트가 꽉 들어찼다.
7구까지 간 승부 끝에 갈렌은 결정구로 포심 패스트볼을 선택했다. 그러나 결정구가 높은 코스로 향했고, 하퍼는 힘껏 잡아당겼다. 하퍼의 타구 역시 애리조나의 홈구장 체이스 필드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타구는 112.4마일(약 180.9km)의 속도로 444피트(약 135m)를 비행했다. 갈렌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볼넷과 안타로 다시 맞이한 1사 1, 2루 위기에서 병살타로 이닝을 매듭지은 갈렌은 6회를 마지막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반면, 휠러는 6회말 1사 3루에서 삼진과 뜬공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휠러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토마스에게 초구 83.5마일(약 134.4km) 몸쪽 스위퍼를 구사했지만, 휘어지는 각도가 밋밋했다. 결국 정타를 맞으며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이날 첫 실점이었다.
그러나 휠러는 흔들리지 않았다. 세 타자를 내리 범타로 처리했고, 7회말을 마쳤다. 휠러는 7회를 끝으로 제프 호프먼에게 배턴을 넘겼다. 휠러의 QS+ 호투와 홈런 3개를 앞세운 필라델피아는 6-1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3승 2패, 월드시리즈에 단 1승만을 남겨뒀다.
13승 투수 휠러는 NLDS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NLCS에서만 2승을 거둬 포스트시즌 3승째를 챙겼다. 갈렌과 NLCS 맞대결 2경기를 모두 잡아냈다. 1회말과 6회말 득점권 위기를 모면한 것이 주효했다.
정규시즌 17승을 거둔 갈렌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시리즈(NLWS)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에서 1승씩을 거둬 NLCS에서도 팀의 1선발을 맡았다. 그러나 1차전과 5차전에서 모두 패전 투수가 되며 NLCS 2패째를 떠안았다. 1회초 위기를 넘기 못한 것과 6회초 실투로 얻어맞은 홈런 2개가 아쉬웠다.
위기관리 능력에서 차이를 보이며 필라델피아는 월드시리즈에 한 걸음 더 다가섰고, 애리조나는 벼랑 끝에 섰다. '같은 잭 다른 느낌'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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