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무형문화재 명맥 끊길 위기인데…우수이수자 선정은 '0%대'
국가무형문화재는 우리가 보전해야 할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 불리죠. 하지만 생계 문제로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인 무형문화재가 많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우수이수자를 발굴해 지원하고 있는데, 그 비율이 0.25%밖에 되지 않습니다.
최규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대나무에 인두로 글씨나 그림을 새기는 '낙죽장' 국가무형문화재 김기찬씨.
40년 경력에도 이수자인 큰아들에게 일을 물려 주는 건 고민입니다.
먹고 사는 문제 때문입니다.
[김기찬/국가무형문화재 낙죽장 : 난 이걸 천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근데 이제 배우는 2세들은 경제 쪽을 우선하다 보니까 이게 계산이 안 맞는 거예요.]
무형문화재는 보유자와 후보군인 전승교육사 외에 이수자에겐 국가 지원이 없습니다.
2019년 우수이수자 제도가 실시됐지만 한 차례 800만원을 지원해주는 게 전부입니다.
20년을 배운, 김기찬씨 큰아들도 우수이수자로 선발된 적이 있지만 아직 슈퍼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김승혁/낙죽장 이수자 : 사실 갈림길에 서 있죠. 생계가 가장 컸죠. 일단 결혼을 포기해 봤어요. 그걸 해놓고 넘어보니까 결혼을 안 해도 이거는 못 살겠더라고요.]
해마다 이수자는 7000명 안팎인데 이 중 우수이수자로 선정되는 건 18명 정도입니다.
평균 0.25%만 혜택을 받는 겁니다.
우수이수자 추천권이 있는 보유자가 없거나 한 명뿐인 종목은 더 열악합니다.
영산강의 고운 무명을 짜는 나주 샛골나이 35년 경력의 이수자 원경희씨.
보유자인 시어머니가 고인이 된 뒤 사실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경희/나주 샛골나이 이수자 : 사명감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요. 제가 이거를 딱 끊어버리면 전혀 없어져 버리잖아요.]
문화재청은 내년부터 우수이수자 278명에게 매달 5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전체 이수자의 4%밖에 안 됩니다.
[이용호/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 최소한의 생계가 유지되고 또 본인의 자존을 지킬 수 있는 정도는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굉장히 절박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립무형유산원 측은 소멸 위기에 놓인 종목은 긴급 보호를 하고 있고 우수이수자 선정 과정도 더 간소화해 지원 문턱도 낮출 것이라고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이창환·오은솔]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자녀 학폭' 의전비서관 사표 즉각 수리에…민주 "꼬리자르기 면직"
- '지상전 연기' 긍정한 바이든?…백악관 "질문 잘못 들어" 급수습
- 이선균 마약 내사에 '차기작 어쩌나'…방송가·영화계 '불똥'
- "캔처럼 찌그러져"…충북 보은 터널 추돌사고로 13명 사상
- 초겨울 같은 추위에 깜짝…설악산에 내린 '올가을 첫눈'
- [단독] 명태균 "국가산단 필요하다고 하라…사모한테 부탁하기 위한 것" | JTBC 뉴스
- 투표함에 잇단 방화 '충격'…미 대선 앞두고 벌어지는 일 | JTBC 뉴스
- 기아의 완벽한 '결말'…우승에 취한 밤, 감독도 '삐끼삐끼' | JTBC 뉴스
- "마음 아파도 매년 올 거예요"…참사 현장 찾은 추모객들 | JTBC 뉴스
-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금 20돈 발견한 경비원이 한 행동 | JTBC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