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힘겨루기' 전통? 학대?…"대회 폐지해야" vs "무형문화재 등록"
전통 놀이냐, 동물 학대냐? '소 힘겨루기' 대회를 놓고, 오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북 정읍시가 관련 예산을 배정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동물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낸 반면, '소 힘겨루기' 협회 측은 무형문화재 지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조익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커다란 황소 두 마리가 모래판 위에서 머리를 맞댑니다.
뿔을 부딛히며 힘을 겨룹니다.
싸움에 진 소가 꽁무니를 빼면, 승부가 가려집니다.
[소들 잘 싸우죠? {네.}]
코로나 19로 지난 4년 동안 잠시 중단됐던 '소 힘겨루기 대회'입니다.
동물학대 논란에 '소싸움 대회'에서 이름을 바꿨습니다.
뿔을 뾰족하게 다듬는 행위를 금지하고 수의사도 배치했습니다.
[최지웅/충북 보은군 보은읍 : 잔인하거나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재밌게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경기 중 생기는 상처까지 막을 순 없었습니다.
[박경준/대전 둔산동 : 되게 크고, (경기) 하면 (소들이) 되게 무섭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물단체들은 소들에게 싸움을 붙이는 것 자체가 동물학대라는 입장입니다.
[조현정/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 : 동물의 고통을 직관하면서 즐기고 내기하는 것 자체로 생명경시 풍조에 일조하는 것으로…]
반면, 대회 관계자들은 본능에 맡길 뿐이라고 맞섰습니다.
[최진호/경북 청도군 (소 주인) : 인위적으로 붙이는 게 아니고, 소가 안 하려고, 할 의사가 없으면 스스로, 보내줘요. 그냥.]
동물단체들이 경마는 왜 문제삼지 않느냐고 따져묻기도 했습니다.
[박성근/소 힘겨루기 협회 총괄본부장 : (경마에선) 강한 힘을 내라고 채찍을 가하고 있습니다. 그런 곳에는 (동물단체가) 피켓 한번 들지도 못하고…]
[권대선/전북 정읍 녹색당위원장 : 말은 달리는 게 본능인 거잖아요. 소는 싸우는 게 본능은 아니잖아요.]
학대 논란 속에도 '소 힘겨루기' 대회는 전국 11개 지자체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전북 정읍시가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전북 정읍시 관계자 : 내년도 예산이 편성이 안 돼 있고요. (대회) 폐지냐, 폐지 아니냐 거기까지 확정된 건 없는데요.]
위기감을 느낀 협회 측은 전통 민속놀이인 만큼 아예 '무형문화재' 등록을 추진키로 했습니다.
[황원복/소 힘겨루기 협회 진행부장 : 일본, 중국은 이미 무형문화재로 지정이 돼서, 민속 경기로서 관광객들한테 엄청난 부가가치 창출을…]
다만, 해결책이 될 지는 의문입니다.
최근 일본에서도 소싸움의 동물학대 문제가 논란이 됐습니다.
무형문화재에도 물음표를 달기 시작한 겁니다.
동물이 '놀이'의 대상인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 최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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