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물구나무 로봇·미리보는 6G시대… 韓 미래 밝혔다
증강현실로 도심항공 등 구현
AI·로봇 접목 바이오실험실도
9개 기관 혁신기술 관객 호평
지난 22일 대전컨벤션센터 대덕특구 50주년 기념관 내 우수연구성과 전시관. KAIST(한국과학기술원) 전시부스에선 자율주행 AI(인공지능) 플랫폼을 탑재한 사족보행 로봇 '드림워커'가 관람객들을 향해 멋진 시연을 펼쳐 보이고 있었다.
사람과 장애물에 부딪혀 넘어지자 이내 스스로 일어나 아무 일 없었던 듯 걷는다. 그러다가 한 발을 든 채 세 발로 깡충깡충 뛴 후, 두 발을 들어 물구나무 선 채로 걷는다. 계단과 비탈길에 들어서자 보폭을 넓혀 계단을 오르고 미끄러짐 없이 비탈길에서 내려온다. 이동 중인 드림워커에겐 거침이 없어 보였다. 계단이나 울퉁불퉁하고 경사진 곳에서도 넘어지지 않고 이동한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전시부스에는 앞으로 펼쳐질 6G 세상을 증강현실과 가시화 기술 기반으로 제작된 디오라마(축소모형)를 통해 보여줬다. 6G 디오라마는 우리 기술로 제안한 6G 표준과 기술표준을 토대로 지상뿐 아니라 저궤도 위성을 활용한 통합 무선 입체통신으로 이뤄졌다. 디스플레이 화면에 UAM(도심항공교통)과 드론이 지상에서 이륙해 공중으로 비행할 때까지 지상 무선기지국의 통신을 이용해 자율주행에 들어갔다. 이후 고도를 높이자 통신수단이 지상기지국이 아닌 저궤도에 떠있는 인공위성 통신으로 연결돼 초저지연성을 갖고 운행하며 하늘을 날아다니는 모습을 AR(증강현실)로 실감나게 재현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전시부스에는 미래 바이오 실험실을 연상케 하는 '바이오 파운드리 베타'가 구축돼있었다. 형질전환로봇과 협동로봇팔, 액체분주로봇 등으로 구성된 바이오 파운드리는 바이오 실험에 AI·로봇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실험과 제조공정을 표준화·고속화·자동화한 합성생물학 구현의 핵심 인프라다.
형질전환로봇은 DNA를 세포에 넣는 작업을 반복적으로 수행했고, 협동로봇팔은 실험기구인 플레이트를 원하는 위치로 옮겨놓고 있었다. 액체분주로봇은 협동로봇팔이 가져다놓은 플레이트에 시료를 나눠 주입하는 방식으로 빠른 속도로 실험을 지원했다.
김하성 생명연 박사는 "바이오 파운드리 베타는 실험을 빠르게 하면서 많은 양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바이오 제조혁신의 총아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바이오 파운드리를 어디에 활용할 것인지를 명확히 사전에 설정하고 목적성이 있는 실험과 제조에 활용해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부스는 KAIST, ETRI, 생명연을 포함해 대덕특구 내 9개 연구기관이 참여해 대덕특구에서 개발된 첨단기술과 미래 세상을 이끌어갈 혁신기술들을 통해 관람객들과 소통하는 공간이었다.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펼쳐진 대덕특구 50주년 기념 '기술사업화 박람회 및 우수성과 전시회'에는 실물 전시뿐 아니라 기술시연, 체험 프로그램 등이 이어졌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옥시크린, 파워불스, 에이즈 치료제 등 상용화와 제품화에 성공한 대표 연구성과와 함께 폐의류 재활용을 위한 화학적 선별기술을 시연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산업로봇 양산의 시초격이 된 '아미로(산업용 양팔로봇)'와, 어떤 형태의 물체라도 잡을 수 있는 문어 다리를 닮은 흡착형 만능 그리퍼를 선보였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세슘원자시계, 우주용 직경 1m 대형 반사경, 양자컴퓨터 등을 전시했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우주발사체인 나로호, 누리호와 달 궤도선 '다누리' 모형 등 실생활과 연계성이 많은 대표 연구성과를 관람객들에게 소개했다.
민간 대기업 중에는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을 전시했다. 행사기간 동안 오가노이드(인체 유사장기) 관찰, 염기서열 분석, 선진 원자로 홀로그램, 수소연료전지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돼 관람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와 함께 기술사업화 박람회에서는 기술 페스타, 우수 기술사업화 페어, 투자유치, 혁신인재 채용박람회, 글로벌 지식재산 서비스 상담 등이 펼쳐졌다.강병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은 "대덕특구 50주년의 의미와 우수 연구성과 전시·체험을 통해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과학기술 기반 사업화를 통해 대덕특구가 세계적인 혁신 클러스터로 한 단계 도약하는 데 산학연관 혁신 역량을 모아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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