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가 만든 NC 득점방정식 '3루 도루=쐐기 득점', 2G 연속 승리 '숨은 주역' 됐다 [준PO1]

인천=양정웅 기자 2023. 10. 2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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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인천=양정웅 기자]
NC 박민우가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9회 초 제이슨 마틴 타석에서 3루 베이스를 훔치고 있다.
강인권 NC 감독(왼쪽)이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9회 초 마틴의 적시타 때 득점에 성공한 박민우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비록 가을야구 2경기 모두 극적인 홈런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NC 다이노스 승리에 쐐기를 박은 건 경기 후반에 나온 과감한 주루플레이였다. 특히 박민우(30)의 결정적인 3루 도루 2개가 NC의 포스트시즌 2연승을 이끌었다.

NC는 22일 오후 2시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5전 3선승제)에서 4-3 승리를 거뒀다. 1989년 이후 역대 32번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승리한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이 28번으로 확률로는 무려 87.5%에 달한다.

경기는 7회까지 투수전으로 흘러갔다. NC 선발 신민혁은 6회 말 2아웃 이후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4피안타 1사사구 무실점으로 SSG 타선을 틀어막았다. 이에 맞선 SSG 선발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는 7회까지 NC 타자들을 맞이해 단 2안타만을 내주면서 깔끔하게 처리했다.

팽팽하던 경기는 8회 깨졌다. NC는 8회 초 공격에서 선두타자 서호철이 내야안타로 살아나간 뒤, 1사 1루에서 대타로 나온 김성욱이 엘리아스의 실투성 체인지업을 공략해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의 2점 홈런을 터트렸다. 전광판에 끊임없이 새겨지던 0의 행진이 중단되는 순간이었다.

NC 김성욱이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회 초 2점 홈런을 터트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이렇듯 결정적인 홈런이 터졌지만, 정작 NC 승리에 쐐기를 박은 것은 경기 막판에 나온 2개의 도루였다. NC는 2-1로 앞서던 9회 초 첫 타자 박민우가 SSG 2번째 투수 노경은의 떨어지는 포크볼을 기술적으로 공략,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치고 1루에 살아나갔다. 이어 박민우는 3번 도태훈의 투수 앞 희생번트 때 2루까지 진루하는 데 성공했다.

SSG 배터리는 박민우를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노경은은 4번 마틴 타석에서 2구 투구를 앞두고 박민우를 지켜보더니 투구판에서 발을 빼며 한 템포 쉬어갔다. 그런데 2구째 노경은이 바깥쪽 포크볼을 던지는 순간 박민우가 재빨리 3루 베이스를 파고들었다. 포수 이재원이 3루로 공을 던져봤지만 넉넉한 세이프 타이밍이었다. NC는 순식간에 1사 3루 절호의 득점 기회를 잡았다.

NC 박민우(오른쪽)가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9회 초 마틴 타석에서 3루 베이스를 훔치고 있다.
그리고 박민우의 과감한 주루플레이는 헛되지 않았다. 노경은과 승부를 이어간 마틴은 6구째 변화구를 공략해 우익수 앞으로 향하는 안타를 터트리면서 박민우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8회 말 내줬던 한 점을 되찾는 순간이었다.

NC의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SSG는 권희동 타석에서 투수를 서진용으로 바꿨다. 볼카운트 1볼 1스트라이크 상황, 서진용이 3구째 높은 패스트볼을 던지는 사이 마틴도 2루 베이스를 향해 달렸다. 이번에도 SSG 수비진이 손 쓸 도리 없이 마틴은 2루에 안착했다.

마틴의 도루 역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사 후 6번 서호철이 우익수 앞 깨끗한 안타를 터트렸고, 2루로 갔던 마틴이 홈으로 들어온 것이다. 도루 2개가 모두 득점으로 이어진 NC는 4-1까지 달아나는 데 성공했다.

NC 마틴이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 초 우익수 앞 1타점 적시타를 터트리고 있다.
이 2득점은 매우 컸다. NC는 9회 말 마무리투수 이용찬이 첫 타자 한유섬에게 우전안타를 맞았고, 6번 하재훈에게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허용한 것이다. 만약 9회 초 2득점을 기록하지 않았다면 NC는 꼼짝없이 역전패를 당할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그만큼 경기 막판 나온 도루 2개는 NC를 살린 플레이가 됐다.

이 주루플레이는 사전에 계획된 것이었다. 강인권 NC 감독은 1차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주루코치와 선수들 사이에 약속된 플레이였다"고 밝혔다.

NC는 앞선 경기에서도 후반 들어 과감한 도루 시도로 추가 득점을 올린 바 있다. 지난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NC는 8-6으로 앞서던 8회 말 1사 후 박민우의 내야안타와 박건우의 몸에 맞는 볼로 1, 2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때도 마틴 타석에서 박민우가 과감하게 3루 베이스를 훔쳤다. 이어 마틴의 내야 땅볼 때 박민우가 홈으로 들어오며 NC는 한 점을 추가했다.

NC 박민우가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8회 말 3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NC는 김성욱의 볼넷으로 1, 2루를 만들었고, 6번 김주원 타석에서 김성욱과 2루 대주자 박영빈이 더블스틸을 시도해 성공했다. 그러자 김주원이 유격수 키를 살짝 넘기는 안타를 때려내며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NC는 올해 정규시즌 144경기에서 111개의 도루를 성공하며 4위에 올랐지만, 도루성공률은 70.7%로 리그 평균(72.4%)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NC는 시즌 전부터 "올해는 장타자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뛰는 역할이 중요해진 것 같다"(박민우)고 예고했고, 포스트시즌에서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

NC 선수단이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한 후 인사하고 있다.

인천=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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