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지, '부모님의 나라'서 LPGA 통산 10승 "특별한 우승"(종합)

이상필 기자 2023. 10. 2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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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지 / 사진=권광일 기자

[파주=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이민지(호주)가 '부모님의 나라' 한국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통산 10승 고지를 밟았다.

이민지는 20일 경기도 파주의 서원밸리 컨크리클럽 서원힐스 코스(파72/6369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 달러, 우승상금 30만 달러)에서 연장 승부 끝에 앨리슨 리(미국)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민지는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타를 줄여,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선두에 자리한 채 경기를 마쳤다. 하지만 앨리슨 리 역시 5타를 줄이며 16언더파 272타로 어깨를 나란히 했고,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18번 홀에서 펼쳐진 연장전. 이민지는 버디를 기록하며 파에 그친 앨리슨 리를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지난달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던 이민지는 한 달 만에 승전고를 울리며 시즌 2승, 통산 10승을 달성했다.

한국에서의 연장전 징크스도 떨쳐냈다. 이민지는 지난 2021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송가은과 연장 승부를 펼쳤지만 아쉽게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난달 같은 대회에서도 이다연과의 연장 승부에서 고배를 마시며 우승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세 번째 연장 승부를 펼친 이번 대회에서는 우승을 차지하며 지난 두 번의 아쉬움을 깨끗이 씻었다.

남매가 2주에 걸쳐 우승을 하는 진기록도 나왔다. 이민지의 동생 이민우(호주)는 지난주 아시안투어 SJM 마카오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번에는 이민지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의 한국(계) 선수 우승 기록도 이어졌다. 이 대회는 지난 2019년 처음 개최돼 장하나가 초대 챔피언에 올랐으며, 2021년에는 고진영, 2022년에는 리디아 고가 정상에 올랐다.(2020년은 코로나19로 미개최)

이날 이민지는 애슐리 부하이(남아공)와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했다. 하지만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앨리슨 리, 아타야 티띠꾼(태국) 등이 곧바로 따라붙으며 무려 5명의 선수가 공동 선두 그룹을 형성하는 혼전이 펼쳐졌다.

혼전 속에서 치고 나간 선수는 이민지와 앨리슨 리였다. 이민지는 4번 홀과 5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9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앨리슨 리에게 선두 자리를 내줬지만, 10번 홀 버디로 만회하며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이후에도 앨리슨 리가 추격하면 이민지가 달아나는 양상의 경기가 전개됐다. 앞조에서 경기를 펼친 앨리슨 리가 13번 홀과 15번 홀 버디로 타수를 줄였지만, 이민지도 똑같이 13번 홀과 15번 홀 버디로 응수했다. 앨리슨 리가 16번 홀에서 보기에 그치면서 두 선수의 차이는 2타로 벌어졌다.

하지만 앨리슨 리도 포기하지 않았다. 17번 홀과 18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면서 다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결국 이민지와 앨리슨 리가 동타를 기록하면서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운명의 연장전. 승자는 이민지였다. 이민지는 1차 연장에서 홀과 약 30cm 거리에 공을 떨어뜨리며 버디 찬스를 잡았다. 앨리슨 리가 약 1.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친 가운데, 이민지는 침착하게 버디를 성공시키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민지 / 사진=권광일 기자


이민지는 우승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항상 내가 우승하고 싶었던 곳이다. 부모님이 한국분이고, 내 뿌리가 한국에 있기 때문에 정말 특별한 우승"이라면서 "연장전을 하러 가는데, 가족과 친척들이 모여 있는 것이 신기하고 좋았다. 그래서 이번 우승은 특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민지는 또 "한국에서의 우승이어서 더욱 특별했고, 개인적으로는 LPGA 투어 통산 10승을 달성할 수 있는 우승이어서 좋았다. 금상첨화였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동생의 우승이 동기부여가 됐다고도 전했다. 이민지는 "동생이 우승을 해서 정말 좋았고, 동생이 출전을 하면 눈 여겨 본다. 직접 이야기를 하진 못하지만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자랑스럽다"면서 "이번주 내 경기력도 상승세를 타고 있었던 것 같고, 같이 잘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에서의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룬 이민지는 다음 목표로 세계랭킹 1위를 설정했다. 이민지는 지난 2019년과 2022년 세계랭킹 2위까지 올랐지만 아직 1위를 기록한 적은 없다. 현재 세계랭킹은 7위다.

이민지는 "아직 세계랭킹 1위를 하지 못했는데 그것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이고, 이를 위해서는 조금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면서 "골프는 예측불허이기 때문에 앞으로 할 수 있을 때, 몇 년 안에 달성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앨리슨 리는 이번 대회에서 LPGA 투어 첫 승에 도전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앨리슨 리는 지난 2016년 한국에서 열린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도 연장 승부 끝에 준우승에 머무른 바 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 리디아 고는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3위를 차지했다. 에인절 인(미국)은 13언더파 275타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정은6와 신지애는 나란히 12언더파 276타를 기록, 조디 이워트 섀도프(잉글랜드), 티띠꾼, 셀린 부티에(프랑스)와 공동 5위 그룹을 형성했다. 이정은6이 톱10에 든 것은 올 시즌 처음이다. 신지은도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10위에 오르며 톱10을 달성했다.

아마추어 박서진은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13위에 오르는 깜짝 활약을 펼쳤다. 박성현과 유해란, 김효주, 박희영, 넬리 코다(미국)는 9언더파 279타로 공동 16위에 랭크됐다.

고진영과 양희영, 세계랭킹 1위 릴리아 부(미국)는 3언더파 285타로 공동 48위에 자리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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